Business Thinking/전략경영

변화하는 환경에 도전하라 - The Thomson Corporation

지하련 2006. 5. 12. 20:11


변화하는 환경에 도전하라
- The Thomson Corporation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던 사업부문에서 철수한 기업이 있다. 적자를 기록하거나 자금난에 빠져 매각한 것이라면 당연하게 받아들였을 테지만, 사업 부문 중에는 영국에서 마켓 리더의 위치를 확고 하고 있었던 부문도 있었다. 도대체 이 기업은, 그리고 이 기업의 CEO는 무슨 일을 벌였던 것일까.

과거를 버리고 미래를 택하라

1934년 로이 톰슨(Roy Thomson)은 캐나다 온타리오의 어느 탄광도시에 있던 작은 지역신문사인 The Timmins Press를 인수한다. 이 인수를 시작으로 하여 캐나다, 영국, 미국에 걸쳐 100개 이상의 신문사를 거느린 대형 언론 그룹으로 성장하였다. 1953년 영국의 The Scotsman을 인수하여 영국에서 신문을 내기 시작하였으며 1957년에는 상업 TV 프랜차이즈로, 1961년부터 대중 잡지, 비즈니스 잡지, 출판 사업까지 진출한다. 이런 도전적인 인수&확장 전략을 통해 연 매출 88억 달러에 달하며 여행/레저 산업, 항공 산업, 심지어는 석유 산업까지 포괄하는 대형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이 기업은 바로 톰슨코퍼레이션(The Thomson Corporation, 이하 ‘톰슨’)이다. 그런데 이 기업의 현재는 어떠할까? 2006년 현재 톰슨에는 여행/레저 사업 부문은 없으며 항공사업도, 석유사업도 없다. 심지어 작은 신문사조차 없다. 오직 출판 쪽만 남아있는데, 그것도 주력이었던 오프라인 중심의 출판이 아니라 온라인을 통한 전자 출판이 중심이다. 그것도 전세계에 연결된 인터넷망 위로 지식 정보를 서비스하고 있는 기업으로 변신한 것이다. 1997년까지만 해도 톰슨의 주력 사업은 신문, 여행/레저, 출판이었다. 그리고 각 부문들은 88억 달러에 달하는 전체 매출 중 신문은 약 10%, 여행/레저는 33%, 출판은 57%를 점유하고 있었다(1997년 기준). 즉 97년 전체 매출의 43%가 현재 사라지고 없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톰슨의 전체 매출 규모가 줄어들지도 않았으며 도리어 수익성만 높아졌다.

도대체 이런 일이 10년도 채 안 되는 기간 안에 가능한 일이기도 할까. 하지만 가능했고 성공적이었다. 그리고 이 과감하고도 혁신적인 도전은 리처드 해링턴Richard Harrington이 CEO로 부임했던 1997년부터 시작되었다.


도전은 빠르고 과감하게,
하지만 언제나 냉정하게 현실을 분석하라

Business Innovation은 쉽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1997년 톰슨의 상황은 나빴던 것이 아니었다. 신문의 수익 모델이 다소 어려워지고 있기는 했지만,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고 여행/레저 부문의 경우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하지만 리처드 해링턴의 생각은 달랐다. 대기업의 수장으로서 그는 기업의 1년 후가 아니라 10년 후, 아니 더 먼 미래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현재를 파악하는 기준을 과거에서 미래로 바꾸고 나자, 톰슨의 본질적인 경쟁력은 어디에 있는가, 우리가 고객에게 해줄 수 있는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가, 그리고 계속해서 지속적인 수익성을 가지고 갈 수 있는가에 대한 회의가 밀려들었다. 우선 신문 부문의 경우, 주로 지역 신문사들로 구성되고 있었고 수익모델도 지역 상점들에서 얻는 광고 수익이 주였다. 하지만 Wal-Mart와 같은 대형 상점들이 지역에 들어서자 하나 둘 지역 상점들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는 바로 지역 신문사들의 수익 감소로 이어졌다. 더구나 그 당시 천천히 성장하고 있던 인터넷 또한 무시할 수 없었다. 여행/레저 부문의 경우, 전체 매출의 33%를 차지할 정도였지만 장기적인 관점에 볼 경우, Risk가 많은 부문이었다. 무엇보다도 매출은 높으나 수익성이 낮았다. 그리고 경험 많은 인력에 대한 의존성이 너무 높았고 가격 경쟁이 치열해 정해진 가격이란 없을 정도였다. 이렇게 볼 때 대답은 하나였다. ‘새로운 미래 가치에 도전하라’


위기를 넘어 고객 가치 혁신을 위해

난데없는 결정에 대해 다행스럽게도 이사회 멤버들과 대주주들은 이해해 주었다. 그리고 이를 이해해 주지 않는 이가 있을 땐 끈질 지게 설득하였다. 그러면서 기업은 미래를 향해 가야 하며 과거와는 미련 없이 결별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톰슨이 선택한 전략은 기존의 출판 부문을 첨단 사업 형태로 혁신시키는 것이었다. 세계는 본격적으로 지식 경제 체제로 들어가기 시작했으며 출판 또한 오프라인 형태보다는 전자적인 형태로 변할 것임을 예측한 해링턴은 과감하게 이 분야로 진출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도리어 무모해 보이는 결정이었으며 그들이 진출하고자 하는 시장에는 이미 McGraw-Hill과 같은 강자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단기적으로 수익이 나지 않을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했고 이전과는 전혀 다른 기업으로 변신시키기 위한 노력과 투자가 뒤따라야만 했다. 아마 다른 기업이었다면, 다른 CEO였다면 이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했을 것이며 전통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에 주력했을 것이다. 하지만 해링턴은 실행에 옮겼고 톰슨의 경영진과 구성원들이 결정을 따라와주었다. 그런데 만약 해링턴이 기존 사업을 계속하기로 하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현재의 톰슨은 있었을까? 아마 지금쯤 주가는 곤두박질쳤을 것이고 악화되는 경영난에 힘들어하고 있을 것이다.

톰슨은 미리 확보해 놓은 자금을 바탕으로, 몇 년 동안 200개 이상의 기업을 인수하기 시작했다. 아마 매 순간순간이 위기였을 것이다. 인수할 기업체를 고르는 것에서부터 인수한 기업체 구성원들이 톰슨이 원하고 있는 혁신에 따라오게 만들어야만 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몇 년에 거쳐 계속 일어나는 과정이었다. 또한 이렇게 인수한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을 하나의 시스템 안으로 통합하여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IT 솔루션을 개발하여 적용하였다. 이런 험난한 과정을 거쳐 톰슨은 법규(Legal & Regulatory), 교육(Learning), 금융(Financial), 과학&의료(Scientific & Healthcare)의 네 부문을 중심으로 하여 전 세계의 다양한 전문가들에게 특화된 정보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통합 업무 솔루션을 제공하게 되었다. 전세계 대부분의 금융회사, 기업체와 연구소, 대학, 정부 기관에서 톰슨이 제공하고 있는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1997년 이전 그 누구도 2006년 현재의 톰슨이라는 기업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