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주식 시장 구경 소감기

지하련 2022. 2. 23. 12:59

 

작년 말쯤 **만원으로 주식을 좀 사서 몇 달 구경 중이다. 예전과 비교해 주식 구입이 매우 손쉬워졌다. 객장에 나갈 필요도 없고 신문에 실린 주가 정보를 볼 필요도 없다. 정말 편해졌고 생산성이 높아졌다(그래서 이래저래 여유롭게 사는 건 도리어 더 힘들어졌다고 생각하지만). 그동안 수익률은 최대 -30% 정도까지 내려갔고 오늘 기준으로는 -9%대를 유지하고 있다. 제약주가 포함된 포트폴리오라, 이 정도면 선방한 것이다(실은 다시 떨어지면 조금 더 사둘까하는데, 아마 이 정도에서 상당 기간 유지될 것같다). 몇 달 주식 시장을 구경한 소감은 아래와 같다.


1. 예상보다 더 심하게, 상당히 비이성적인 곳이었다. 어떤 이유로 오르고 내리는 것인지 알지 못하겠다. 큰 폭의 상승이나 하락은 분명한 이유가 존재하지만, 소폭의 오르고 내림에는 이유가 없었다. 심지어 프로그램 매매가 들어오거나 환율 변동으로 인한 등락에도 개인투자자들은 동요했다. 나는 이 등락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동요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2. 내가 보유한 기업의 주가를 살펴보려고 해당 업종의 기업들의 주식 관련 정보를 엑셀로 한 번 뽑아서 비교해 보았으나, 동일한 기준으로 주가가 형성되어 있지 않았다(이건 뭐지). 나는 이 때서야 대차대조표나 현금흐름, 또는 PER 같은 걸 보지 못해도 주식 투자에 나서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주가와 기업 경영은 큰 틀에서 오랜 기간을 통해서는 어느 정도의 연관성을 가지나, 짧은 기간, 몇 주에서 몇 달 정도에서는 연관성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다시 말하자면 연관성이 없는 짧은 기간들이 반복되어 전체적으로 비이성적인 셈이다. 그러다가 한 번 연관성이 두드러지는 기간이 있을까? 아직 잘 모르겠다.

 

3. 메타버스 관련 주가 강세라는데, 도대체 메타버스 관련 주가 뭔지 나는 잘 모르겠다. 있다면 관련 솔루션 업체(3D 엔진이나 게임엔진)이나 제베토 같은 서비스 운영 업체(네이버) 등이 될 텐데, 개나소나 다 메타버스 달고 나오니 ... 더 이해하기 힘들었다. 

 

4. 개인투자자가 주식 투자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당장 써야 하는 돈을 여기에 넣는 짓 따위 하면 안 된다. 종종 주식 투자로 큰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이건 개소리에 가깝다. 내가 알기로 주식 투자를 성공적으로 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목표로 잡는 수익율은 연 3%~5% 수준이다. 

 

5. 현재까지의 결론. 체계적인 기업 분석을 기반으로 가치 투자를 하면서 매매 타이밍을 기다려야 한다. 이러니 장기투자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다가 기업이 사라질 수도 있다. 예전에 알던 분은 어린 아들을 위해 쌍용자동차 주식을 구입했는데, 회사가 엉망이 되었다. 자동차회사 주식이라면 나쁘지 않은 우량주로 평가받았을 테니, 세상일은 아무도 모른다. 개인이 사라져도 될 돈으로 주식을 하는 것은 괜찮으나, 중요한 돈으로 주식하는 건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