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봄이 지나고 여름이 오고 비가 내리고

지하련 2022. 6. 24. 08:51

 

서구의 어느 기상학자는 한반도는 4계절이 아니라 5계절이라고 말한다. 봄, 장마(우기), 여름, 가을, 겨울. 우리는 4계절이라고 하지만, 누군가의 시선에는 우리가 정의내리지 않는 어떤 계절을 지금 지나고 있다. 다행이다. 비가 내려서. 그래서 내륙의 가뭄이 사라지길 기원한다.

 

봄이 지나자 더위가 밀려들었다. 더위의 위세로 인해 사람들은 기가 죽고 짜증만 낸다. 나도, 아내도, 아이도, 짜증의 바다를 지나며 서로에게 불평을 쏟아내며 빨리 지친다. 프로젝트 상황이 난감해진 지금, 어떻게든 풀어내려고 노력 중이다.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책에서 '리추얼ritual'을 항상 규칙적으로 행하는 의식같은 활동이라고 정의내리고 있었다. 독일의 한병철은 리추얼이 끝났다고 말하지만, 한 쪽에서는 리추얼의 부활을 말한다. 실은 동일한 문제의식이다. 최근에 읽은 책에서는 '창조적인 루틴'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한병철은 리추얼과 루틴은 다르다고 말하지만, 그건 철학적인 견지에서이지, 실생활에서는 리추얼과 루틴을 구분할 필요는 없을 듯 싶다. 

 

인스타그램에 최근 동영상(릴스)를 몇 개 올렸는데, 다 '봄바람'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더라. 올해, 그렇게, 봄 바람 같은 걸 원하고 있나 보다. 내 생에 다시 봄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