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사오만원 대에 있던 와인인데, 가격이 많이 떨어져 삼만원대에 구할 수 있다. 오래 전부터 수입되었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와인이다. 도리어 Max Reserva가 아니라 바로 아래 가격대에 있는 에라주리즈Errazuriz 와인을 보기 더 힘들어졌다. 만 원대에서 쉽게 마실 수 있는 와인으로 에라주리즈, 얄리, 우드브릿지, 디아블로 등이 있었는데, 에라주리즈나 얄리는 쉽게 보기 어려워졌고 디아블로만 엄청 구하기 쉬워졌다. 우드브릿지도 보기 힘들어졌다.
에라주리즈 맥스 리제르바에서는 '쉬라'의 명성이 한때 대단했다. 가성비가 최고라는 평판이 있었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칠레에서 유명한 와인너리인 에라주리즈. 이 곳에서 나오는 와인들 대부분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니, 적당한 가격대의 에라주리즈 와인을 눈에 보인다면서 주저 말고 구입하길 추천한다.
지난 주 캠핑 때 이 와인을 마셨다. 추위 속에서 마시긴 했으나, 매력적인 풍미에 결국 취하고 말았다. 포천의 어느 산 속 영하의 추위 속에서 마셔서 그런지 숙취로 새벽에 고생을 하긴 했으나... 좋은 와인은 작지만 소중한 기쁨을 선사하곤 한다.
아침에 텐트 밖에 나가보니, 사진처럼 와인 병 주위로 곱게 서리가 내려 있었다. 이제 겨울이라는 생각을 하니, 슬퍼졌다. 올해도 지난 해처럼 그렇게 지나갔다. 아마 내년도 그렇게 올해처럼 흘러가겠지. 하긴 우주도 그럴 것이다. 저 침묵하는, 무한한 우주도 그렇게, 그렇게, ... 사소한 와인 모임이나 한 번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