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2024년, 기도하는 마음으로 견디자.

지하련 2024. 1. 2. 13:22

 

2023년말 우리 모두가 알았던, 이제는 세계 사람들이 아는, 중저음의 목소리가 매력적이었던 영화배우가 스스로 이 세상과 등졌다. 두 아이의 아빠가 그렇게 떠났다. 이제 한국은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가 되었다. 비가 와도 내 책임, 눈이 와도 내 책임 같다던 전직 대통령이 스스로 가신 후에, 한국 사회는 안타깝게도 한 발짝도 전진하지 못했다. 잠시 선진국이 된 듯한 기분도 들었지만, 지금은 하염없이 뒤로, 과거로 밀려내려가는 중이다.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한 나라의 리더는 그 나라 국민들의 수준과 비례할 뿐이다. 

 

새해 초부터 야당 지도자의 피습 소식이 멀리 남쪽 도시로부터 전해져 오고,  ... 혹시 사람들은 알련지 모르겠지만, 야당 지도자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 대부분이 구속되었거나 검찰 고발을 당해 송사 중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해마다 금융권 명퇴 소식이 해마다 들려오지만, 이것이 불안정한 고용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는 듯 기자들은 떠들지만, 오해하지 말기를. 이미 금융회사들의 급여수준은 국내 최상위(글로벌에서도 탑 수준)이며, 명퇴자들이 받는 퇴직금과 위로금은 수도권이나 지방 중소기업들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5년치에서 10년치 급여랑 맞먹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런데 기자들은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 걸까, 아니면 하지 못하는 걸까, 아니면 아예 관심이 없는 걸까. 어쩌면 모를 수도 있다.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열악한 근무 조건에서 낮은 급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중소 제조업체의 인력난은 기본적으로 일하는 만큼 받는 월급여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라는 것을 모를 수도 있다(소수의 제대로 된 저널이나 기자를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한국의 언론은 쓰레기 하치장이 된 지 오래다).  

 

작년말 북한의 여러 공격적인 메시지들을 바탕으로 외신들은 일제히 북이 남을 공격할 것이며, 남은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말하기 시작했다(하지만 국내 언론에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주한 미군이 있다고? 웃긴 소리 하지 말기를. 미 공화당은 다른 나라 전쟁에 국민들이 피 흘리는 걸 원하지 않는다. 그동안 미국 군인들은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나라에 가서 너무 많은 피를 흘렸다. 그렇게 흘린 피의 댓가로 그들이 얻은 건? 베트남?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미국인들은 더 이상 그들의 젊은이들이 타국에서 죽거나 부상 당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 그렇게 파병을 보내 그나마 성공한 건 대한민국 밖에 없다. 이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미 참전 용사들에게 감사의 예를 표한 것이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군사력을 강화했다. 하지만 지금은? 지금 정부의 국방부에서는 지도에서 독도나 지우고 있다. 욱일기에 한국 군인이 경례를 하게 만들었다.  

 

다시 말하지만, 한 나라의 리더는 그 나라 국민들의 수준과 비례할 뿐이다(그러니 정부, 정치 욕을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반성하며 주변을 돌아보아야 한다. 작년 말 얼마나 무참(無慘)하든지). 

 

안타깝게도 2024년이 시작되었다고 더 나아질 건 없다. 올 한 해도 어떻게든 견디며 살아남아야 한다. 최선을 다하자. 기도하는 마음으로, 간절한 마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아무 일 없이 올 한 해도 살아남길. 안간힘을 다해 버텨내길.

 

창원에서 올라오던 밤, 아이는 무엇을 바라고 있었을까

 

 

(언제나 포크락이다. 작년에 새롭게 알게 된 The Paper Kites. 호주 맬버른에서 활동하는 인디 밴드인데, 이런 감수성이 거기에서도 나오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늘 아픔은 우리를 깨어있게 만든다고 노래한다. 나는 그게 너무 싫은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