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Thinking/e-Commerce

e-Commerce에 대한 개략적 이해

지하련 2024. 1. 26. 11:05

 

2017년도 지형이긴 하지만...

 

주니어 멤버에게 e-Commerce Platform UX에 대한 조사를 시켰더니, 너무 어려워해 간단하게 그냥 알고 있는 것들을 이야기했다. 

 

1. e-Commerce는 무조건 알아야하고 되도록이면 깊이를 가지면 가질수록 좋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이 성장은 매출 규모 등과 같은 외형적 성장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기술적 성장, UX 측면에서의 가치 성장 등 e-Commerce는 오프라인과 융합되어 일상 생활 전반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광범위한 영역까지 알고 있으면 좋다. 

 

2. e-Commerce Platform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우리는 e-Commerce Platform, 즉 Web이든 APP이든 사용자 채널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지만, e-Commerce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이에 우리가 하나의 물건을 찾고 구매하며 실제 물건을 받는 전체 과정을 사용자 여정 지도(User Journay Map)으로 구성할 수 있어야 하며, 각 접점(Touchpoint)별로의 긍정적인 경험 요소와 부정적인 경험 요소를 파악해야만 한다. 

 

3. 우선 물건을 찾는 과정을 살펴보자. 예전에는 자주 가는 쇼핑몰에 가서 물건을 검색하여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지금은 그렇지 않다. 많은 온라인 소비자들은 물건 구매 전에 물건에 대한 탐색 과정에 소요하는 시간이 상당히 늘어났다. 이는 코로나로 인한 재택 근무 시절 변화한 패턴인데, 지금도 그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의 부상으로 동영상 리뷰로 검색하여 물건 구매 과정에 도움을 받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리뷰 콘텐츠(특히 동영상)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다. 따라서 리뷰 콘텐츠를 어떻게 모으고 구성하는가 등 리뷰 콘텐츠 UX가 중요해졌다. 그래서 리뷰, 특히 동영상이나 사진 등이 첨부된 리뷰 작성에 많은 혜택을 주는 것도 그만큼 구매 의사 결정 과정에 높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자주 가는 쇼핑몰에 달려있는 리뷰의 갯수도 중요하지만, 구글/네이버/다음과 같은 검색 포털에 노출되는 리뷰, 대형 쇼핑몰에 노출되는 리뷰, 전문 인플루언서의 동영상 리뷰 등 이제 브랜드들은 자사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리뷰만을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 이젠 그냥 리뷰만 올려주세요의 수준이 아니다. 

 

4. 사야될 물건을 정했다면, 자주 가는 쇼핑몰로 가든지 아니면 종합 쇼핑몰(쿠팡, 옥션, 11번가, 지마켓 등)으로 가서 물건을 검색할 것이다. 아니면 가격 비교 사이트를 찾아볼 것이다. 이젠 네이버 쇼핑에서 가격 비교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기존 가격 비교 사이트들(에누리닷컴 등)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가격 비교가 어려운 컴퓨터 관련 상품들은 여기를 이용하면 확실한 장점이 있다. 따라서 자사 쇼핑몰을 가지고 있더라도, 심지어 종합 쇼핑몰임에도 네이버쇼핑에 입점하거나 다른 종합 쇼핑몰에 셀러로 참가하여 상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즉 다양한 곳에 자사가 유통하는 상품을 노출시키고자 하며, 이와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들도 있다(샵링커 API 등). 또한 지인이 보내준 링크나 블로그 등과 같은 소셜 미디어에 올라가 있는 링크를 통해 접근할 수도 있다. 결국 소비자가 사고자 하는 물건이 운영하고 있는 쇼핑몰에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자사 쇼핑몰로 유입하도록 해야 한다. 

(* 11번가의 실적이 최근에 좋지 않은데,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동일한 제품을 네이버 가격비교로 접근했을 때의 가격과 11번가 내에서 직접 검색했을 때의 가격이 다르다. 그런데 네이버 가격비교로 접근했을 때 가격이 약 10% 정도 저렴하다. 네이버 쪽으로 나가는 수수료도 있을 텐데, 왜 이렇게 가격 정책이 설계되어 있는지 모르겠다. 추정해보자면, 셀러 쪽에서 네이버 등록 수수료를 내고 일정 부분 할인율까지 적용하는 것일까? 이러면 11번가 입장에서는 나쁠 것이 없다. 반대로 11번가에서 전체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면, 이 경우에는 수익성이 나빠지겠지. 더 큰 문제는 나같은 고객 입장에서는 한없이 충성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앞으로 11번가에서 구매할 것이 있다면 굳이 11번가로 가지 않고 네이버로를 거쳐 11번가로 진입하게 될 것이며, 동시에 11번가는 바로 11번가로 들어오는 고객보다 네이버 등과 같은 다른 경로를 통해 들어오는 고객이 더 우선시한다는 측면에서 고객의 충성도를 깎아먹게 된다. 적어도 동일한 가격으로 노출되든지 아니면 포인트 적립을 확실하게 한다든지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11번가와 아마존의 제휴가 가지는 파워도 이미 물건너 간 것 같고. 내가 아마존에서 사고 싶은 물건은 정작 11번가에서 검색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 권 구입했다. 국내 온라인서점에서 42,000원 하는 원서를 11번가-아마존에서 28,000원으로 구입했다. 할인쿠폰을 적용받은 가격이다. 전문서적의 경우, 국내 판매가가 아마존에서 달러로 판매하는 가격과 대비하여 상당히 높은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땐 11번가-아마존이 유리하다. 모든 서적이 검색되는 것이 아니라 아쉽지만.)    

 

5. 유입에 성공했다면, 어떤 경로로 유입되었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가격, 다른 할인율 등을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시스템 상에서 가격 정책 관리가 편리해야 된다. 묶음 상품으로 나갈 때나 배송비에 대한 혜택이나 특정 셀러에 대한 할인율 적용 등도 고려되어야 하고 외부에 노출되는 가격, 실제 랜딩되었을 때의 가격, 로그인 전/후의 가격 등 소비자의 다양한 참여활동에 따라 가격은 변할 수 있고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 핸드폰 가격 처럼 될 필요는 없지만(이건 그냥 금융 상품화된 지 오래이고), 사용자 친화적인 가격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6. 랜딩 전략이 중요한 이유는 경로에 따라 소비자의 구매 의사 결정 과정이나 관여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간단하게는 쿠폰 버튼이 노출되느냐 되지 않느냐도 이러한 경로에 따른 랜딩 화면 구성의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상품 상세 페이지는 다양한 옵션들이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7. 쇼핑몰에 들어온 사용자에게는 개인화된 화면 제시와 함께 원하는 물건을 가장 좋은 가격에 바로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개인화 화면 제시는 이와 관련된 다양한 추천 솔루션이 있다. 기계 학습 기반의 인공지능이 탑재되어 구동될 터인데, 앞으로는 이러한 추천 솔루션이 어느 정도까지 진화될 수 있을 지도 관전 포인트이다. 그리고 이와 함께 검색 서비스도 중요하다. 검색 UX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쇼핑몰 유저의 만족도는 달라진다. 최근 대부분의 쇼핑몰에서는 필터 검색을 지원하고 있다. 사용자에겐 참 편리한 기능이지만, 쇼핑몰 운영자 입장에서는 각 상품 정보를 자세하게, 그리고 일목요연하게 등록해 놓아야만 가능한 기능이기도 하다.  

 

8. e-Commerce에서는 상품 구색이 매우 중요하다. 얼마나 많은 상품을 취급하느냐는 강력한 경쟁력이 된다. 이 점에서 쿠팡은 압도적이다. 이런 제품도 팔아? 하는 것도 튀어나온다. 로켓와우나 로켓배송은 쿠팡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나 소매업종에서 쿠팡의 방식은 미국적인 방식이지, 한국적인 방식이 아니다. 한국 유통회사들은 직 매입을 최소화하고 유통 채널만 제공한다. 백화점은 일종의 임대사업이다. 각 매장은 해당 브랜드들이 직접 들어와 관리한다. 온라인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배송이 제각각인 것이다. 익일 배송을 하기 위해서는 다 창고에 미리 상품을 쌓아두고 관리해야 한다.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나가는 상품들 대부분을 직접 매입한다. 단 매입 단가 협상을 까다롭게 하며 판매 완료 후 대금 지급 기한을 조정하여 금융 이익까지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영악하고 못된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있기도 하지만, 쿠팡이 창출하는 기여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일자리가 부족한 지방 일자리 창출에 쿠팡 물류 센터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점에서 대형 마트 휴업일 해제는 기존 유통 업체들이 지역 대형마트를 물류거점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경쟁 상황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9. 초창기 아마존은 월마트 물류 담당 임원이나 실무자를 블랙홀 처럼 빨아들였다. 제프 베조스는 e-Commerce는 물류다라고 본 것이다. 대부분의 비용은 물류에서 발생한다. 또한 물류 혁신을 통해 경쟁 우위나 진입 장벽을 만들 수 있다. 종종 중소형 쇼핑몰에서 품절이라고 뜨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실제 품절이 아니라 오늘 배송 가능한 물량이 끝났을 때도 적용된다. 내가 아는 어느 회사는 하루 배송량 제한에 걸려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해 저녁 늦은 시간이 되면 모든 상품을 품절로 바꾸기도 했다. 그리고 물류 혁신 방안을 검토하다가 투자 비용 때문에 결국 문을 닫았지만. 

 

10. e-Commerce에서의 배송일은 매우 중요해졌다. 그러나 예상 배송일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고객이 상품을 구매한 후 배송 완료까지 이르는 경험, Last Mile 관리가 무척 중요하다. 그리고 이것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선 상품 정보가 제대로 구성되어 있어야 하고(Database의 관점에서), 여기에 대한 추적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만큼 시스템 개발 측면에서의 설계 복잡도가 높고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한다. 그리고 쿠팡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여기에 투자를 했고 드디어 이익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아마존이 그랬던 것처럼. 여기에는 코로나 팬데믹도 한 몫 했을 것이다. 

 

11. 이제 상품은 상품 분류로 진열하지 않는다. 웹사이트의 네비게이션 바로 찾아 들어가지 않는다. 대부분 검색 기능을 통해 들어간다. 메인 페이지에는 소비자가 구매한 이력을 바탕으로 추천 상품이나 관심을 가질만한 상품을 노출하다. 이걸 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드물긴 하지만, 그래도 e-Commerce 플랫폼은 노력 중이다. 카테고리는 이제 배송 기간으로 노출되며, 그 외 개인화된 카테고리나 특정 컨셉 기반으로 보여준다. 쓱닷컴에서는 와인픽업 서비스를 런칭했다. 초반에는 몇 병을 구입했는데, 이유는 할인 상품이 전면에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없다. 설 연휴 시즌이라서 그런 건가 싶기도 하고, 특가로 나오는 와인이 있으면 이를 온라인에서 미리 구입해놓으면 여러모로 좋은데 말이다. 대부분 와인들은 상당한 거품이 있어서 많은 와인 애호가들은 특가 찬스를 기대하고 있다. 내가 구입하려고 찜해둔 프랑스 와인의 현지 소매가격은 19유로에서 20유로 선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판매가격은 9만원대이다. 그런데 블로그 리뷰를 보니, 5만원 대로 구입했다고 하니, 도대체 믿을 수 없는 것이 국내 와인 가격이다. 데일리샷이라는 어플이 대박 난 이유는 구하기 힘든 위스키는 직접 매장을 가지 않고도 확인할 수 있고 거품 없는 가격(기존 소매 채널에 판매되는 가격보다 저렴한), 또는 특가로 구할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12. e-Commerce는 각 분야별로 전문적인 지식과 역량이 필요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Business System에 대한 이해나 Value가 어디에서 발생하는지(Value Chain에 대한 이해), 그리고 각 플랫폼별로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적 기반은 무엇인지 이해한 다음에 사용자 채널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어야 한다. 나도 다시 좀 파고 들어야 겠다. 

 

회의실에서 1시간 정도 떠들었던 것같다. 이런저런 이야기하며 e-Commerce Platform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도모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쪽 시장도 참 많이 변했다. 인터넷 초창기에 있었던 한솔cs클럽은 왜 문을 닫았을까? 다음은 왜 DnShop을 팔았을까? 그리고 롯데와 신세계는 쿠팡과의 대결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흥미진진한 영역이다. 

 

몇 년 전에 나이키가 아마존에서 나이키 상품을 철수시켰다. 그리고 나이키는 D2C의 성공 사례로 인정받았고 e-Commerce에서 브랜드가 어떤 전략을 실행해야 되는가에 대한 모범사례를 만들었다. e-Commerce의 다음 포스팅은 나이키 이야기를 할 예정이다. 이것도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