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일요일 오전

지하련 2006. 10. 15. 11:43
길을 가다 아무렇게나 산 천원, 이천 원짜리 화분들이 몇 해를 넘겨가며 무심한 사람 곁에서도 잘 견디고 있는 걸 보면 나도 그리 복 없는 놈은 아닌 것 같은데, 안방 베란다 창 밖으로 빼곡히 들어차있는 빌라들 사이의 작은 골목길에 쭈그리고 앉아 아이의 바지 매무새를 고쳐주는 젊은 여인의 뒷모습을 보자, 눈에 물기가 고이는 건 무슨 연유일까.

텅 빈 속에 와인 한 잔 마시고 feist와 Bell and Sebastian의 노래 소리에 맞추어 몸을 흔들자, 머리 안에서 텅 텅 거리는 소리가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