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가슴 설레는 봄날

지하련 2007. 4. 8. 18:33

내게는 너무 어색한 일인지라,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오후에 오랜만에 자전거를 끌고 나와 한강변을 달렸다. 저렴한 것으로 구한 탓인지, 자전거는 종종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듯했다. 내 몸뚱아리마냥. 두세달 운동을 하지 않은 탓에 금세 땀이 났다. 바람은 좋았으나, 쓸쓸한 기분은 쉬이 가시지 않았다. 쓰다만 소설은 계속 쓰다만 채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집에 들어와 얼굴과 손을 씻고 턴테이블에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 '열정'을 올려놓는다. 텅빈 방안 가득 퍼지는 피아노 소리.  창틈 사이로 봄밤 어둠이 밀려들고 밝은 주말의 소란스러움도 어둠 속으로 묻혀갈 것이다.

커피향이 좋은 오후다. 내 희망은 희망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