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중대한 손실은 대부분 관성에 시작된다.
- 데이비드 푸비니, <<C레벨의 탄생>>(안종희 옮김, 더퀘스트), 128쪽
참 단순한 말인데, 계속 맴돈다. 아, 관성을 벗어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일상 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인데, 기업이라는 조직에서는 얼마나 어려울까. 원래 하던 대로 하면, 여러 모로 편하다. 대부분 대단한 성공은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 선방하고, 실패할 가능성은 낮아지며, 심지어 실패하더라도 회복할 수 있다. 원래 하던 대로 한다는 건 그만큼 경험이 쌓여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천천히 죽어가는 과정이라면 어떨까. 그래서 변화 경영(Change Management)를 시도하지만, 서류 양식 하나 바꾸는 것도 말들이 많은 마당에 이게 어디 쉬울까. 그러니 변화 경영을 위해서는 경영진 교체(Management Change)만한 게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며칠 전 인텔 파운드리 부문 담당 이사가 사임하면서 "위험회피적이고 관료주의적인 인텔의 조직 문화" 때문이다고 말했다는 기사가 여러 저널의 비즈니스 섹션을 장식했다. 위험회피적이로 관류주의적이라 하면 무척 부정적으로 보이지만, 이렇게도 말할 수 있다. "안정적인 수익을 위한 신중한 접근, 조직의 문화와 전통을 준수하며 점진적인 개선을 도모하는 비즈니스 방식."
결국 관점의 차이이며 문화의 차이며 태도의 차이다. 나는 확실히 전자를 선호한다. 그래서 큰 기업보다 작은 기업을 선호했고 내가 자유롭게 도전하길 원했다. 하지만 작은 기업도 수익이 안정적으로 변하거나 조직이 어느 정도 셋팅되면 관료화되긴 마찬가지다. 그러다 보니, 요즘엔 도리어 도전적이고 혁신적 문화를 가진 큰 조직으로 옮겨봐야 하나 생각을 하고 있다. 도전은 나이와 무관하고 도리어 태도와 노력에 달려있다. 이는 성공과 실패와는 관련없다. 이건 도전하고 난 다음의 문제다.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내가 가지고 있는 관성화된 목록을 생각하며, 변화하려고 노력해야겠다. 변화에 뒤쳐지지 않고 따라가게 된다. 한 때 변화를 선도해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오늘도 도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