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에 대해선 다음에 이야기하기로 하자. 노벨문학상은 의외였다. 그녀는 상대적으로 젊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정황 상 적절한 선택일 수도 있다. 동아시아 여성 작가이면서 한국이라는 분단국가,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환경 속에서의 문학 등. 그러고 보면 노벨문학상을 받을 만한 작가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많다. 나도 참 오랜만에 소설쓰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나는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사람들로 하여금 다시 순수 문학에의 열망이 피어오르게 할 수 있을까. 참 흥미롭고 아름답고 신비로운 풍경이다.
너무 빠르고 굳이 몰라도 될 정보들까지 들려오는(혹은 읽거나 보게 되는) 요즘, 나는 자주 길을 잃어버린다. 어떻게 살아야 될 지 잘 모르겠다. 이건 중학교를 다니는 내 아이도 마찬가지여서, 매일같이 싸운다. 부모와 싸우고 자신과 싸우고 세상과 싸운다. 그런데 삶과 싸워 이긴 자를 본 적 없다. 삶을 뛰어넘거나 삶을 부정하면서 앞으로 나가가긴 하지만, 삶 속에서 삶과 싸우지 않았다. 예수 그리스도나 석가모니나 ...
백두산 표기하면서 그 옆에 장백산도 함께 표기하는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은 누가 임명한 것일까. 한창 동북공정으로 시끄러웠고 한국의 일부 사람들은 백두산 너머도 원래 조선 땅이었다고 주장하는 마당에. 북에서 오물풍선을 보낸다고 무인 드론을 띄워 삐라를 뿌리는 걸 보니, 북한과 똑같은 머리로 같이 놀려고 하는 한국 정부를 보면서 한숨이 나온다. 인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았지만, 국정원장을 역임한 바 있는 야당 국회의원은 이를 인정으로 해석했다. 도대체 이런 정부를 누가 뽑은 것인가. 한 번의 투표로 우리는 이제 나락으로 가는 경험을 하게 될 지도 모른다.
동네 여기저기 공사 중이다. 바로 앞에선 구청 건물이 공사 중이고 길 건너 편에선 두 군데에서 아파트 공사 중이며, 대각선 맞은편으론 아예 재개발이 진행 중이다. 재개발 지역 일부는 이미 철거작업이 끝났고 일부는 텅빈 건물들만 남아있기도 하며, 일부는 이사 준비 중이다. 어렸을 땐 높은 건물들을 보며 신기해 했는데, 지금은 ... 그냥 낮은 풍경이 좋다. 저 멀리 산도 보이고 바다도 보이고 구름이 움직이는 모습도 보이는 풍경 말이다.
사람들이 떠난 텅빈 동네에선 하늘도 참 밝았다. 가로등은 사람이 살지 않는 골목을 비추고 있었다. 골목 입구는 막혀있고 출입 금지를 금한다면 플랭카드가 걸려 있었다. 높은 팬스로 가로 막힌 곳도 있었다. 사람이 살지 않으니, 거리 감각도 사라졌다. 길을 따라 하염없이 내려 갔다가 버스로 다섯 여섯 정거장 정도 가야할 곳까지 갔다.
세상 살아가는 거, 참 어렵고 힘들다. 어차피 나도, 너도, 우리들도 모두 이번 생이 처음이지 않은가. 심지어 내일도 우리가 난생 처음 맞는 내일이다. 그러니 힘든 건 당연한 것이다. 너도, 나도. 그래서 책을 읽는 걸까. 누군가가 살았던 그 날의 풍경을 알고 준비하기 위해서... (실은 책을 읽어도 딱히 잘 모르겠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