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질서에 대한 반성
내 서재의 모습이다. 몇 번이나 정리를 해 보았지만, 늘 이 모습 그대로. 더구나 읽지 못한 책들도 상당수다. 위에 보이는 사진이 전부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실은 책장이 보이는 것 이외에 여러 개가 더 있고 다른 방에도 책들이 꽤 더 있다. 그런데 책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래 녀석들도 있다.
정말 끔찍한 일이다. 나에게 이사를 한다는 것은 거대한 모험들 중의 하나가 되었다. 어떻게 살다 보니, 이 지경이 되었다. 조금 좋아했을 때는 연애에 긍정적인 영향이 미친 듯 하나, 지금은 도리어 부작용만 늘었다. 좀 이상한 사람이나 유별난 사람이 되었다고 할까.
요즘 들어 많이 반성하고 있다. 계획성 없이 산 탓이다. 짐은 늘어났고 삶은 꽤 거추장스러워졌다. 실은 나는 너무 많이 하려고 하고 너무 많이 가지려고 했다. 중요한 것은 버리고 줄이는 데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각이나 사고, 글의 문장도 그렇고 업무와 관련된 문서나 우리의 행동이나 삶마저도, 간결하고 핵심적인 것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다 버려야만 한다. 그리고 아예 모든 것을 다 버릴 수 있는 마음까지 가지게 된다면 정말 자유로와 질 것이다.
그런데 그동안 나는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었다. 내가 이 사실을 깨닫게 되자,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명확하게 고려하기 시작했으며, 시간에 대해서도 새로 접근하게 되었다.
독서 계획
며칠 전 '시간 관리와 업무 관리'에 대해 적고 난 다음, 나에게 몇 가지 관리 계획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 중 첫 번째가 독서 계획이다. 굳이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나는 한 달에 5권 이상의 책을 읽는다. 일반인들과 비교해 나는 많은 책을 읽는다. 하지만 문제는 읽는 책에 비해 구입하는 책이 더 많다는 것이다. 내 서재의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그래서 독서 계획이 더 절실하게 요구되었다. 독서 계획을 세워, 무분별한 도서 구입을 자제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먼저 엑셀 시트에 '월/권수/제목/저자/역자/출판사/카테고리/책구분/비고'의 항목으로 나누었다. 카테고리는 블로그의 카테고리와 동일하게 하였다. 나는 책을 읽고 '이론서', '문학서', '예술서', '비즈니스 관련 도서'로 나누어 리뷰를 올린다. 독서 계획도 여기에 맞추었다.
위 이미지가 독서 계획의 일부다. 1월이 약 1주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읽어야할 책이 무려 3권이다. 시집 한 권은 읽는 시간은 많이 요구되지 않는다. 대신 틈틈히 마음에 드는 시를 반복해 읽을 것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월간미술, 르몽드디플로마크는 잡지인데, 르몽드디플로마크는 이미 반 이상 읽은 상태이고, 동아비즈니스리뷰와 월간미술은 출퇴근 시간에 읽어도 남은 시간 안에 다 읽을 수 있을 듯 싶다. 문제는 나머지 책들인데, 벌거벗은 점심과 베르그송의 생명과 정신의 형이상학은 둘 다 절반 이상을 읽었으니, 연휴 때 읽으면 큰 문제가 없을 것같다. 유종일 교수의 '위기의 경제'는 워낙 얇은 책이라, 반 나절이면 될 것이다. 역시 마음에 걸리는 책은 베르그송의 책인데, 한 번 읽고 난 다음 다시 한 번 더 읽을 생각인데, 계획대로 하기 위해서는,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날 일정을 잘 세워야할 것 같다. 이 날은 밀린 업무도 조금 처리해야 하는데, ...
매달 읽는 잡지는 동아비즈니스리뷰, 르몽드디플로마크, 월간미술이나 아트인컬쳐, 미술세계 중 1권, 중앙선데이, 그 외 영문 미술잡지 1권 정도다. 이 잡지만 다 읽는 데에도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인데, 여기에다 2월달엔 단행본만 무려 7권 이상이다. 2월달 독서 생활을 점검해본 뒤, 3월달 독서 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다. 그리고 작년부터 읽어오고 있는 베르그송의 '창조적 진화'는 올 상반기에 다 읽을 생각이다.
다른 이들에게도 독서 계획을 한 번 권해 본다. 많은 책들을 짧은 시간에 다 읽을 필요는 없다. 가령 어렵고 지루한 유형의 책 - 개론서나 사상(철학)서적 등 - 은 몇 달에 걸쳐 읽어야 한다. 대신 언제까지 다 읽을 것인가만 명시해두면 될 것이다.
전시 관람 계획 & 갤러리 투어 프로그램
올해부턴 매주 토요일 오전에는 전시를 보러갈 생각이다. 작년에는 한달에, 부정기적으로 두 세 번 이상 갤러리들을 다녔는데, 2009년부터는 정기적으로 다닐 생각이다. 아마 매주라고 적기는 했으나, 금요일 저녁 약속으로 늦게까지 밖에서 머물게 된다면, 다음 날 전시를 보러가지 못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래도 원칙은 토요일 오전부터 오후 일찍(2시 정도)까지는 전시를 볼 것이다.
그리고 막연한 생각이긴 하지만,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는 어느 토요일 오전 늦게(약 11시 정도)부터 오후 2-3시까지, 전시를 보러가고 싶었으나 혼자 다니긴 좀 어색한 사람들과 함께 다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지만, 내가 아는 이들 몇 명, 그리고 이 블로그에 들르는 분들과 함께 특정 지역 한 곳을 정해 일정한 동선을 따라 여러 갤러리들을 돌아다니면서 전시를 보고, 필요하다면 전시하고 있는 작가나 혹은 갤러리 큐레이터에게 미리 연락을 해, 같이 이야기도 나누면서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도 높일 수 있는, 일종의 '갤러리 투어 프로그램'을 꾸미면 어떨까 하고 있다.
(* 혹시 관심이 있다면 아래 비밀댓글이나 yongsup.kim@yahoo.com으로 이름/연락처(전화, 메일주소)을 남겨주세요.)
기부와 봉사
아주 예전에 환경 NGO에 조금의 돈을 연회비로 내곤 했지만, 그리 오래 가진 못했다. 늘 뭔가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하진 못했다. 그런데 올해 좀 기부도 하고(많이 벌진 못하지만), 기회 닿으면 사회시설에 봉사활동도 할 생각이다. 종교를 가진 것도, 관련된 모임에서 활동하는 것도 아니지만, 뭔가 이 사회의 구석에, 거의 눈에 보이지도 않겠지만, 조금의 기여를 하고자 한다.
미술 작품 구입
내가 가지고 있는 앤디 워홀의 'Flower'는 앤디 워홀이 죽고 난 다음 프린팅된 것이다. 원작과 육안으론 구분할 수 없고 뒤를 확인해야만 가능하다. 구입가격은 몇 년 전에 몇 천 유로였으니, 지금은 상당한 가격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불행하게도 'After Warhol'은 투자 가치는 현재까지는 거의 없다. 다만 큰 돈이 없는 앤디 워홀 애호가들에게는 상당한 인기가 있는 에디션이다. 이 작품 이외에 소장 작품이 한 점 정도 더 있지만, 너무 작은 소품이다.
올해는 작품 한 두 점 정도 구할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작품 판매도 하고 있지만, 실은 내가 구입하고 싶은 경우도 많다. 여하튼 올해에는 회사 일도, 미술 쪽 일들도 잘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그만큼 정신 바짝 차리고 열심해 움직여야 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