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하련의 우주/Jazz Life

70년대 후반 일본

by 지하련 2023. 11. 10.

 

 

 

얼마전 읽은 어느 기사에서 요즘 일본의 젊은 세대들이 1970년대 후반, 80년대 젊은 시절을 보냈던 세대들에 대한 질투와 원망을 하고 있다는 내용을 읽었다. 아마 자신들의 부모 세대일 것이다. 하지만 가끔 지금도 위 이미지과도 같은 느낌을 일본에게 받곤 하는 나에겐, 이미지로 받아들여지고 해석되는 일본과 실제 살아가는 이들이 느끼는 일본은 다르구나 생각했다. 

 

저 이미지가 내 시선에 잡힌 이유는 단순한다. 마치 신기루같다고 할까. 상당히 작위적인 풍의 사진이라서 연출된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나는 그것이 거품 시대 일본이 가진 이미지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렇게 일본은 역사를 잊고 과거를 잊고 현재를 살려고 노력했던 건 아닐까 하고.  

 

그런데 위 사진의 출처를 검색하다가 더 기묘한 상황에 놓였다. 1978년 도쿄 신주쿠라고 하는데, 결과적으로 나는 이 사진의 정확한 출처를 확인하지 못했다. 더 웃긴 건 구글 이미지 검색을 통해 이 사진이 한국 웹사이트에서 최초로 게재되었다는 의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것도 일베였다. 설마하다가 일본 웹사이트를 뒤졌으나, 심지어 사진의 출처로 일베로 해놓고 있었다. 살짝 이상한 기분이 드는 순간이었다. 나는 이 사진을 페이스북을 통해 얻었다. 어쩌면 그 페이스북 계정도 한국의 웹사이트에서 퍼온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이 사진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진짜 역사는 사라지고 정말로 시뮬라시옹의 시대가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천 년전 어느 고찰이나 어느 수도원에서 씌여진 허구가 진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을 지도 모르니 말이다. 

 

쓸쓸한 늦가을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