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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리오데자네이루의 어느 아파트 위에 설치된 높이뛰기 선수의 모습. 전형적인 프로퍼간다(propaganda)이지만, 보는 이의 시선을 잡아끄는 건 작품 자체가 가지는 완성도 때문일 게다. 프랑스 예술가인 JR은 이미 이 분야에선 세계적인 명성을 지녔다.  


올해 봄, 그의 장기인 눈속임으로 파리 루브르 박물관을 이렇게 만들었다. 루브르 광장 앞 피라미드에 아래와 같이 작업한 것이다. 그의 의도는 분명했다. 1989년 미국인 건축가 I.M.페이에 의해 만들어진 투명 피라미드는 17세기 지금의 모습으로 재건축된 루브르 궁와 묘한 대비를 이루면서 근대와 대비되는 현대의 정신을 보여준다고 할까. JR는 이 투명 피라미드를 살짝 지우면서, 다시 이 유리와 철로 이루어진 피라미드에 담긴 어떤 태도를 되새기길 원하는 것이다. 






이런 작품만 있는 건 아니다. 아래 작품은 리오의 어느 슬럼가에 그려진 벽화들이다. 



28 Millimeters, Women Are Heroes

Action dans la Favela Morro da Providência, Favela de Jour, Rio de Janeiro, Brésil, 2008

(출처: http://www.jr-art.net/)



예술 작품이 이 정도 규모가 되기 위해선 다양한 측면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지역 주민의 지원은 그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최근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정체불명의 꽃, 나무, 물고기 등 벽화만 그려대는 한국의 모습과 대비를 이룬다고 할까.


JR의 작업은 공공미술이라기 보다는 개인 예술가의 거리 미술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겠지만, 어차피 지원금을 받아 진행하는 공공미술이라면, 좀 더 제대로 접근해서 근사한 작품으로 만들면 안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위 작품이 그려진 리오데자네이루의 파베라스(Favelas) 지역은 리오에서 가장 유명한 슬럼가 중 하나다. 이 지역에 '여성들은 영웅들이다'라는 공공미술은! 



출처: http://www.thisiscolossal.com/2016/08/jr-installs-giant-athletes-interacting-with-the-city-of-rio/ 



이번 리오 올림픽을 위해 그가 만든 작품도 정치적 예술(프로퍼간다)의 전형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실제 리오데자네이루에 가서 저 높이뛰기 선수를 본다면, 얼마나 대단할까. 역동적인 모습이 자아내는 스펙터클은. 



* JR 홈페이지 : http://www.jr-ar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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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의 물리적 공간, 혹은 거리와 면적은 언제나 넓고 길다. 마치 지나온 시간 만큼, 쌓여진 추억들만큼, 기억 속에서 공간들은 소리 없이 확장한다. 내가 중고등학교를 다녔던 무렵의 마산의 중심가는 창동과 불종거리였다. 그 곳에서의 사춘기 나에겐 무수한 일들이 있었지만, 우리는 늘 현재를 살기에, 단지 많은 일이 있었다는 것만 짐작할 뿐, 추억의 상세는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


힘들고 아슬아슬하기만 했던 올 여름의 휴가 마지막 날, 아내와 나는 마산 창동에 갔다. 한 때 극장과 서점, 까페, 옷가게들로 융성했던 거리는 이제 쇠락해가는 구 도심일 뿐이었다. 화요일 점심 때가 가까워져 오자, 사람이 한 두 사람 느는 듯했지만, 서울과 비교해 인적은 뜸했다.





이 곳을 가게 되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창동 예술촌’ 때문이었다. 아마 보기 드물게 활력을 잃어가는 도심을 살리기 위해 예술가들과 지자체가 함께 하는 예술 마을 프로젝트가 여러 번 저널에 실리고 TV에도 방영된 탓에, 내 기억 속의 거리가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호기심이 발동한 것이다.





시선을 잡아 끄는 벽 장식들과 건물 외벽의 색채들, 벽화들은 아기자기하고 소박했다. 실험적이거나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고 진솔해 보였다고 할까. 그러면서 지역적 특색을 살리고 있어, 예술로 시작했지만 예술은 뒤로 사라진 채, 코스모폴리탄적 무국적성이 아닌 상업적 무국적성을 띄어가는 서울 인사동이나 삼청동, 혹은 홍대 거리보다 훨씬 나아 보였다.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예술가들의 의식적 실험이 지역의 도심을 살릴 수 있다는 흥미로운 발상은 다른 지역의 예술 공동체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무척 클 것이라 생각 되었다.




마산 창동예술촌을 둘러보던 중에 먹은, 추억의 음식인 마산 코아양과의 밀크쉐이크와 육이오 떡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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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동 DMC 지역의 LG텔레콤 외벽을 장식하고 있는 디스플레이는 매우 흥미로웠다. 최근 미디어아트에 대한 미술 애호가의 관심이 높아져가고 있으며, 미디어아트를 즐길 수 있는 디스플레이 관련 장치들의 성능이 높아지고 가격을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어, 대형 건물의 건축주 뿐만 아니라 일반 컬렉터에게도 미디어아트는 소장 가치가 있는 예술작품이 될 것이다.

하지만 최근 어느 지자체의 공공 미술 프로젝트 선정에서 예술가 개인이나 예술가 집단이 아니라 인테리어 디자님 전문 기업이나 홍보/디자인 전문 기업이 선정되는 모습을 보면서 공공성이나 장식성 뿐만 아니라, 동시에 사업적 성격이 강한 공공 미술 프로젝트에서 예술가들이 참여할 기회가 앞으로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도대체 건축인가, 장식인가, 예술인가, 그리고 그것들의 정의는 무엇이고 그들 사이의 경계는 어디까지 일까? LG텔레콤 건물과 LG CNS 건물의 외벽 장식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LG텔레콤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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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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