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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혹은 다시 출발

소설가 한강에 대해선 다음에 이야기하기로 하자. 노벨문학상은 의외였다. 그녀는 상대적으로 젊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정황 상 적절한 선택일 수도 있다. 동아시아 여성 작가이면서 한국이라는 분단국가,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환경 속에서의 문학 등. 그러고 보면 노벨문학상을 받을 만한 작가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많다. 나도 참 오랜만에 소설쓰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나는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사람들로 하여금 다시 순수 문학에의 열망이 피어오르게 할 수 있을까. 참 흥미롭고 아름답고 신비로운 풍경이다.  너무 빠르고 굳이 몰라도 될 정보들까지 들려오는(혹은 읽거나 보게 되는) 요즘, 나는 자주 길을 잃어버린다. 어떻게 살아야 될 지 잘 모르겠다. 이건 중학교를 다니는 내 아이도 마찬가지..

상처에 대하여

상처를 드러낼 때, 사람은 아름다워진다. 그제서야 상처는 아물기 시작한다. 상처 없는 사람 없고 상처로 아파하고 고통받지 않는 사람 없다. 상처는 영광이자 추억이고, 회한이며 깊은 후회다. 상처는 반성이며 아물어가며 미래를 구상하고 펼쳐나간다. 상처 안에서 우리는 단단해지며, 성장하고, 한 발 한 발 걸어나간다. 떠나가는 이의 뒷모습은 아프지만, 언젠가는 아련하게 아름다워진다, 처절하게 그리워지기도 하며, 눈물겹도록, 상처,들 속에서 나는 너를 알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내 속에 너를, 타자를 키우게 된다, 같이 살게 된다. 그렇게 타자들이 쌓여 상처는 너에 대한 예의가 되고 세상에 대한 공감과 배려가 된다. 한때 우리 젊은 날을 물들였던 절망과 분노는 상처 속에서 더 깊어지다가, 끝내 상처로 인해 사랑..

몇 장의 사진, 그리고 지나간 청춘

요즘 페북과 인스타그램에 빠져 블로그짓에 뜸하다. 몇 장의 사진을 올린다. 인스타그램을 한다면, 내 아이디는 yongsup이다. 요즘은 먹스타그램으로 빠지긴 했지만. 퇴근길, 나이가 들었다. 조금 있으면 사십 중반이 될 텐데, 스스로 아직 청춘인 줄 안다. 밤 11시, 술 생각이 나는 건, 오늘 때문일까, 아니면 내일 때문일까. 아니면 어제들 때문일까. 나이가 들었다. 그러나 질문들은 줄지 않고 믿었던 답들마저 사라진다. 그렇게 나이를 먹었다. 참 맛없는 치킨 옆의 맥주가 안타까웠다. 참 맛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 대박을 꿈꾸긴 않았지만, 적어도 여유롭게 살 수 있으리라 여겼다. 하지만 그건 서울, 한국을 사로잡은 21세 자본주의에서 불가능한 일이었다. 최선을 다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엉망으로 된 전 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