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8

리더와 리더십, 워렌 베니스, 버트 나누스

리더와 리더십 워렌 베니스, 버트 나누스(지음), 김원석(옮김), 황금부엉이   1985년에 나온 책을 2024년에 밑줄을 그어가며 읽었다. 읽으면서, 그토록 많은 리더십 책을 읽었는데, 아직도 제대로 된 리더가 아니라는 생각에 한숨이 나왔고 리더십에 대한 통찰은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는구나 생각했다. 얼마 전 술자리에서 누군가 나에게 '너무 사람을 믿지 말라'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일을 맡기기 전에 먼저 신뢰가 우선이다. 나는 신뢰하고 신뢰를 구하기 위해 일을 주고 권한을 준다"라고 말했다. 원칙은 맞을 지 모르지만, 그 이유로 나는 몇 년 고생했다.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을 신뢰했고 일을 할 역량이 없는 사람에게 일과 권한을 주었다. 내가 가진 대원칙이 너무 강해, 나머지 관리 스킬이 무용지물이 된 ..

관성을 벗어나기 위해

기업의 중대한 손실은 대부분 관성에 시작된다.- 데이비드 푸비니, >(안종희 옮김, 더퀘스트), 128쪽  참 단순한 말인데, 계속 맴돈다. 아, 관성을 벗어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일상 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인데, 기업이라는 조직에서는 얼마나 어려울까. 원래 하던 대로 하면, 여러 모로 편하다. 대부분 대단한 성공은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 선방하고, 실패할 가능성은 낮아지며, 심지어 실패하더라도 회복할 수 있다. 원래 하던 대로 한다는 건 그만큼 경험이 쌓여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천천히 죽어가는 과정이라면 어떨까. 그래서 변화 경영(Change Management)를 시도하지만, 서류 양식 하나 바꾸는 것도 말들이 많은 마당에 이게 어디 쉬울까. 그러니 변화 경영을 위해서는 경영진 교체(Manage..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

어쩌면 나도 오해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이런 저런 자료를 살펴보다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사무실을 구하고 사업자 등록증을 내는 것이 아니었다. 그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 준비다. 그러니 어디 가서 사업 시작했다고 말하면 안 된다. 새로운 사업을 한다는 것은 아래의 세 가지를 의미한다. 1.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생산설비나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가지고 직접 고객을 만나고 시장에서 경쟁하면서 한 푼이라도 버는 것. 2. 고객을 어떻게 만나고,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해주며, 어떻게 경쟁에서 이겨 시장에 안착하는가에 대한 것. 3. 새로운 사업을 한다는 것은 창업 비용의 40%를 간접비용으로 날린다는 것. 실제 제품 생산이나 서비스 구축 비용만큼 간접 인력에 대한 인..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마루야마 겐지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마루야마 겐지(지음), 김난주(옮김), 바다출판사 1. 부모를 버려라, 그래야 어른이다2. 가족, 이제 해산하자3. 국가는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 4. 머리는 폼으로 달고 다니나 5. 아직도 모르겠나, 직장인은 노예다6. 신 따위, 개나 줘라 7. 언제까지 멍청하게 앉아만 있을 건가 8. 애절한 사랑 따위, 같잖다 9. 청춘, 인생은 멋대로 살아도 좋은 것이다 10. 동물로 태어났지만 인간으로 죽어라 - 이 책의 목차다. 정말 이 내용으로만 채워져 있다. 마루야마 겐지의 소설을 언제 마지막으로 읽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의 소설이 국내에 번역 소개된 것도 이십 여년이 지났다. 그의 소설, 투명한 서정성이랄까, 그런 느낌으로 채워져 있지만, 그의 산문은 거침없다. 그가 소설에서 보..

근황

오늘 일정표에는 중기청 창업 지원프로그램인 팁스 사업설명회 참석이 있었다. 하지만 가지 않았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이 만만치 않게 여겨지는 건 그만큼 부족하다는 뜻이다. 2015년도 벌써 15일 지났고 올 한 해의 모습을 그려보지만, 알 수 없다. 나는 올해 진짜 도전과 모험을 하게 될 것이다. 저 멀리 1월 1일의 태양이 떠올랐다. 저 태양처럼 나도 떠오를 수 있기를. 방배동 사무실 근처 가끔 가서 커피를 마시는 '커피프레지턴트' 버스에서 내려 건널목을 지나가려는 순간, 눈에 들어온 낙서. 혹은 그래피티. 오랜만에 후배를 만나 오뎅에 정종을 먹었다. 며칠 전 술에 취해 서재에 앉아 오래, LP를 들었다. 마크 알몬드 베스트앨범. 그리고 산타나의 문플라워 1, 2집. 이걸 LP로 가지고 있는데, ... ..

'도전'과 '침묵'

필립 솔레르스Philippe Sollers. 국내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과격한 방식의 프랑스 소설가. 20세기 후반 문학 비평의 일대 혁신을 몰고 온 지를 주도했던 인물. 이라는 소설로 여자를 긴 시간에 걸쳐 까발리기도 한 그는 정신분석학자이자 기호학자이며 이라는 소설로 유명한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남편이기도 하다. 그의 소설은 국내에 여러 권 소개되었으나, 워낙 대중적이지 않고 식견있는 문학 애호가들에게조차 인기를 끌지 못한 채 곧바로 사장되었다. 그의 데뷔작은 80년대 초반에 나온 범한출판사의 세계문학전집에 실려있다. 그리고 솔직히 고백하건대 이제 구할 가능성은 전무하다. 내가 1997년에 그러했듯이 이 책을 구하기 위해서는 헌책방에서 쥐를 잡듯이 뒤져야 한다. 그냥 쥐가 아닌 황금으로 도배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