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리트 3

르네 마그리트 Rene Magritte, 수지 개블릭

르네 마그리트 - 수지 개블릭 지음, 천수원 옮김/시공사 르네 마그리트 Rene Magritte 수지 개블릭(지음), 천수원(옮김), 시공아트 018 (시공사) 나는 나의 과거를 싫어하고 다른 누구의 과거도 싫어한다. 나는 체념, 인내, 직업적 영웅주의, 의무적으로 느끼는 아름다운 감정을 혐오한다. 나는 또한 장식 미술, 민속학, 광고, 발표하는 목소리, 공기 역학, 보이 스카우트, 방충제 냄새, 순간의 사건, 술 취한 사람들도 싫어한다. - 르네 마그리트 책을 두 번 읽었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 책은 대체로 어렵다. 미술 작품 보는 것은 마음을 비우고 눈으로 바라만 봐도 되는 것이지만, 미술 작품에 대한 책은 그렇지 못하다. 사람들은 미술 작품에 대한 책이나 글을 읽고 현대 미술은 어렵다, 난해하다라고..

미지의 칠월

어두컴컴한 하늘 너머, 마치 어떤 이가 황금빛 바가지 가득 물을 담아 아래로 붓는 듯, 세차게 긴 비가 내렸다. 2011년, 미지의 칠월이다. 끝없이 모래의 대지가 펼쳐진 서남아시아에서 넘어와, 어떤 우여곡절 끝에 검고 딱딱하게 변한 아스팔트는 단단했고 중국 어느 공장에서 만들어져 서울까지 운반된 우산은 튼튼했다. 방송통신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있지만, 공부란 늘 그렇듯 끊김 없는 시간과 여유로운 집중을 요하는 것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직장인 내가 이것이라도 하고 있음이리라. (하지만 내 기대와 달리, 객관적인 기준으로 볼 때, 과연 내가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을 떨쳐낼 수 없다.) 세차게 비가 내렸다. 남청 색 신발이 빗물에 젖었다. 빗소리에 가려, 차소리, 걸음소리, 숨소리, ..

르네 마그리트 전

Rene' Magritte, Empire of Dreams 초현실주의의 거장 르네 마그리트 전 2006.12.20 ~ 2007.4.1 서울시립미술관 대화는 계속 단절되었다. 그는 어떤 수법, 어떤 사고와 논리, 바꿔치기, 말과 그림 사이의 공간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내가 원했던 것은 사랑의 아픔, 인생의 공허와 쓸쓸함, 쫓기는 듯한 일상에의 두려움에 대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것에 대해선 아무런 생각도, 아무런 관심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철부지 소년처럼 우리의 시선을 낯설게 하는 어떤 기법, 끊임없이 신기함을 환기시키는 어떤 그림에만 관심을 보였고 그것들만 보여주었다. 나는 그의 철부지 같은 태도에 실망했다. 그도 마찬가지였다. 무수한 미술애호가들과 비평가들이 두 손을 들고 떠받치는, 현대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