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8

misc. 2021.07.25

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YongSup Kim(@yongsup)님의 공유 게시물 사무실에 나가 일을 해야 하는데, 그냥, 살짝 가슴 떨리며, 내일로 미루어버렸다, 집에서 하겠다고 마음 먹었으나, 오후 내내 잠만 잤다, 이 더위 속에서. 뒤늦게 일어나 중국집에 저녁을 시키곤 바닥에 누웠다. 핸드폰을 손에 들고. 핸드폰이 없었을 땐, 뭘 들고 누웠을까. 특별함이 없는 일상 속에서 뭔가 특별함을 바라는 게 이상한 일이다. 회사 일도 그렇고 사람 관계도 그렇고 내 머리나 가슴도, 아무렇지 않게 식어간다. 뭔가 가치있는 일을 할 수 있을까, ... 지난 프로젝트에선 두 명의 직원이 회사를 그만 두었고 한 명의 프리랜서는 일을 대강 하고 그만 두었다. 고객사로부터는 인정을 받았지만, 나도 그렇고 참여한..

피터 드러커의 최고의 질문

피터 드러커의 최고의 질문 피터 드러커, 프랜시스 헤셀바인, 조안 스나이더 컬(지음), 유정식(옮김), 다산북스 책 초반부를 읽고, 혼자 읽는 것보다 팀 구성원들과 함께 읽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잠시 미루어 두었다. 때로 혼자 읽기 보다 같이 읽으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 좋은 책이 있다. 은 그런 책들 중의 하나다. 하지만 사내 책읽기 모임을 준비하던 중 나는 구멍난 IT프로젝트의 수습 PM으로 고객사 파견을 나가고 말았다. 앞서 있었던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량이라든가, 프로젝트 멤버들의 태도에 대해서 이미 많은 (악)평을 듣고 그 프로젝트에 들어갔지만, 다소 의아스러웠다. 그들은 나보다 관련 업무 경험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IT 프로젝트 경험으로만 보자면 다들 나보다 훨씬 많았다. 나는 이런저..

홀스티 선언문 Holstee Manifesto

https://www.holstee.com/pages/manifesto 이것이 당신의 인생이다. 당신이 사랑하는 일이 있다면 자주 그것을 하라.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다면 바꿔라. 직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만둬라.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텔레비전을 꺼라. 삶의 반려자를 찾아 헤매고 있다면 멈춰라. 당신이 사랑하는 일을 시작할 때 그들은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지나친 분석은 그만둬라. 삶은 단순하다. 모든 감정은 아름답다. 음식을 먹을 때는 마지막 한 입까지 감사하라. 새로운 일, 새로운 사람들에게 마음과 두 팔, 가슴을 열어라. 우리는 서로의 다름 안에서 하나로 이어져 있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 열정에 대해 묻고 당신의 꿈과 영감을 그들과 함께 나눠라. 자주 여행하라. 길을 잃는 것이 너..

잡담.

우연히 구한 비틀즈의 애비로드(Abbey Road) LP는 집에서만 들을 수 있는 위안이다. 어젠 임시로 있는 사무실에서 유튜브로 비틀즈의 애비로드를 들었다. 곡과 곡 사이가 떨어져 다소 불편했지만, 들을 만했다. 유트브로 음악을 듣는 걸 몇 해 전에는 이해하기 어려웠으나, 지금은 나도 그렇게 듣고 있는 걸 보면 유튜브의 콘텐츠 장악력은 실로 대단하기만 하다. 그래도 잘 갖추어놓은 오디오 시스템에 나오는 소리와 비교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비틀즈의 애비로드를 조지 벤슨은 새롭게 편곡하여 the other side of Abbey Road라는 앨범을 발표했다. 나는 CD로 가지고 있는데, 아래 동영상은 LP를 녹음한 것이다. 이런 걸 공유하는 이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정말 시간 많은가 보..

열정의 레토릭, 미셸 메이에르

열정의 레토릭 - 미셜 메이에르 지음, 전성기 옮김/고려대학교출판부 지금에서야 ‘열정passion’이라는 단어에 대해 우리는 부정적인 의미보다 긍정적인, 보다 자연스럽게 읽히고 들리게 되었지만, 실은 채 이 백년도 되지 않았다. 마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라는 태도가 17~8세기에서야 비로서 등장했던 것처럼. 하나의 개념, 혹은 개념어에 대한 우리 삶의, 정신의 태도가 변화하고 혹은 새로 생기는 것도 역사의 일부로 이해하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열정’이라는 것에 대해 현대의 우리가 가지는 느낌도 보편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우리 시대의 일시적인 산물이며, 먼 미래에 어떻게 변하게 될지 모를 일이라는 것. 그러므로 이 책은 ‘열정’에 대한 현대의 일반적인 시각을 담고 있다. 로마시대의 키케로는 열정을..

가슴 설레는 봄날

내게는 너무 어색한 일인지라,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오후에 오랜만에 자전거를 끌고 나와 한강변을 달렸다. 저렴한 것으로 구한 탓인지, 자전거는 종종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듯했다. 내 몸뚱아리마냥. 두세달 운동을 하지 않은 탓에 금세 땀이 났다. 바람은 좋았으나, 쓸쓸한 기분은 쉬이 가시지 않았다. 쓰다만 소설은 계속 쓰다만 채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집에 들어와 얼굴과 손을 씻고 턴테이블에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 '열정'을 올려놓는다. 텅빈 방안 가득 퍼지는 피아노 소리. 창틈 사이로 봄밤 어둠이 밀려들고 밝은 주말의 소란스러움도 어둠 속으로 묻혀갈 것이다. 커피향이 좋은 오후다. 내 희망은 희망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백만불짜리 열정, 이채욱

, 이채욱(지음), 랜덤하우스중앙 직장인으로서 제대로 된 마음가짐(태도)을 가지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다. 때론 우쭐했을 때도 있었고 때론 다른 것이 하고 싶어 채 일 년을 채우지 못하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기도 했으며, 맡은 프로젝트를 끝까지 책임지고 완수하지 못하기도 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먼 것 같으니,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 책의 내용이 다른 책과 비교해 탁월하다거나 대단히 감동적이라고 주장할 생각은 없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책은 너무 많다. 내용도 다 비슷비슷하고. 하지만 이채욱 회장이 삼성물산에 들어가 회사 자본금의 3분 1 규모가 되는 돈을 날려버렸을 때, 이를 책임지고 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분 분투한 이야기는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해주었다. 잠시 주위를 돌아보면, ..

열정의 시대

나는 내 죽음과 마주 서서 고독했다. 말할 수 없이 고독했다. 그리고 이 죽음은 생명의 상실 외에 아무 것도 아니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세상이 무서운 속도로, 그리고 음울하기는 커녕 오히려 눈부실 정도로 빛나는 환영의 혼란 속으로 내게서 빠져나가는 것같았다. 그럴 수가 있단 말인가? 그러면 나는 이 세상을 이다지도 사랑했더란 말인가? 하고 나는 생각했다. 이 아침, 그 저녁, 저 길들을? 변화무쌍하고 신비로운 저 길들을, 사람의 발자취가 가득히 새겨진 저 길들을, 도대체 나는 길들을, 우리 길들을, 세상을 기들을 이다지도 사랑했더란 말인가? - 조르주 베르나노스, 중에서. 베르나노스의 소설을 뒤진다. 뒤적. 뒤적. 오후에 집에 기어들어와 밥을 먹고 뒹굴거렸다. 잠시 일을 하기도 했지만, 오래 가지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