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온 다음날, 시차에 적응한 듯 느껴졌으나, 일주일 정도 지나니, 새벽마다 잠을 깬다. 밤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유럽 도시에서의 하루는 늘 일찍 끝났다가 일찍 시작된다. 아침 식사를 하고 일드프랑스 동쪽 끝에서 전철을 타고 파리 오데옹 역까지 와서, 마자랭 거리의 갤러리까지 오면 오전이 거의 끝나 있다. 원래 일정이 파리에서 이스탄불로 갔다가 바로 서울로 올 예정이었는데, 그냥 파리에서 2주 넘게 머물게 되었다. 어제는 퐁피두의 국립현대미술관엘 갔다. 알베르 망구엘 컨퍼런스가 열린다고 한다. 한국엔 한두권의 책이 번역되어 있는 이 잡학다식한 저술가는 프랑스에선 꽤 유명인사인 모양이다. 20세기 초반 아름다운 추상미술을 보여주었던 보치오니, 그리고 안토니 타피에스, 니키 드 생팔의 작품이 좋았다. 숙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