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5

너무 시끄러운 고독, 보후밀 흐라발

너무 시끄러운 고독보후밀 흐라발Bohumil Hrabal(지음), 이창실(옮김), 문학동네, 2016 서평 쓰기도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간단하게 감상을 적기도 하지만, 혹시 나중에 읽었던 책에 대한 내용을 찾을 때를 대비해 자료 정리의 측면도 있다 보니, 다소 길고 인용이 많아졌다. 결국 책 읽는 속도를 서평 쓰는 속도가 따라가지 못해, 읽었으나 리뷰를 올리지 못한 책들이 열 권을 넘겼다. 시간이 나면 정리해 올리려고 하고 있으나, 쉽지 않고 쫓기다보니 서평의 질도 예전만 못하다. 보후밀 흐라발(1914 - 1997). 체코 최고의 소설가이지만, 국내에는 뒤늦게 소개되었다(아니 전세계적으로도 그렇지 않을까). 체코 소설가라고 하면 먼저 떠오르는 이가 밀란 쿤데라이고, 토니 주트(Tony Judt, 1..

토니 부잔의 마인드 맵 북

토니 부잔의 마인드맵 북토니 부잔 외 저, 권봉중 역, 비즈니스맵 마인드맵(mindmap)은 직장 생활 시작하면서부터 계속 사용해오던 방식이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다. 최근 어느 외국계 그룹 계열사 관계자들 앞에서 웹 프로젝트(website project) 관련 강의와 워크샵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 때 워크샵으로 마인드맵을 활용하기로 했는데,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많아 놀랐다. (반대로 마인드맵 같은 툴을 고민하지 않을 정도로 단순한 업무 방식을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도 없을 것이라는 부러움이 살짝 들기도 했지만) 워크샵 준비를 하면서 이 책을 읽었다. 이론적인 내용들이 담겨져 있었다. 실은 이 책을 읽는 것보다 실제 마인드맵을 활용하는 것이 더 좋다. 단순하게 개념어를 외우..

우리 수명의 한계가 바로 우리 문명의 깊이

똑같은 책을 10대 읽을 때, 20대 읽을 때, 30대 읽을 때, 40대 읽을 때... 다르게 읽는다. 읽으면서 깨닫는 게 다르다. 이것 참 큰 일이다. 만약 그 책을 60대 읽을 때, 70대 읽을 때, ... 140대 읽을 때, 150대에 읽을 때 나는 어떤 걸 다시 알게 될까? 우리 문명은 딱 우리 수명만큼 그 깊이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머리로 알지만 몸으로는 실천하지 못하고 지식은 쌓아가지만 지혜를 쌓지 못하는 것이다. 딱 우리 수명만큼이다. (너무 비관적인가) Let things age by Celeste

움베르토 에코와 인터넷, 그리고 종이책

"내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아요. 가령 부자와 빈자가 있다고 칩시다. 돈이 아니라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은 지적인 부자, 그렇지 못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으로 불러보자고. 이 경우 베를루스코니(이탈리아 전 총리)는 가난하지. 나는 부자고(웃음). 내가 보기에 TV는 지적 빈자를 돕고, 반대로 인터넷은 지적 부자를 도왔어. TV는 오지에 사는 이들에겐 문화적 혜택을 주지만 지적인 부자들에게는 바보상자에 불과해. 음악회에 갈 수도 있고, 도서관을 갈 수도 있는데 직접적 문화적 경험 대신 TV만 보면서 바보가 되어가잖소. 반면 인터넷은 지적인 부자들을 도와요. 나만 해도 정보의 검색이나 여러 차원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지. 하지만 정보의 진위나 가치를 분별할 자산을 갖지 못한 지적인 빈자들에게는 오히려 해로운 영향을..

지식인의 종말, 레지스 드브레

지식인의 종말 - 레지 드브레 지음, 강주헌 옮김/예문 지식인의 종말 레지스 드브레 지음, 강주헌 옮김, 예문 이 책은 오늘 지식인이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가를 통렬하게 비판한 책이다. 그래서 나는 지식인이다라고 생각하는 이는 이 책을 읽고 가슴에 손을 얹고 과연 나는 지식인인가를 다시 한 번 물어볼 때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그러니깐 대학을 나왔다고 대학원을 나와 석사학위나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가 지식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정말 웃긴 일이다. 그럴 땐 드브레의 말처럼 "누구건 지식인이라 자처한다면, 나는 그를 기꺼이 지식인이라 불러주겠다." 이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 단어가 '노블레스 오블리제'였다. 아래 글을 보자. 노블레스! 그 기원인 로마가 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