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사회 2

투명사회, 한병철

투명사회 Transparenzgesellschaft 한병철(지음), 김태환(옮김), 문학과지성사, 2014년 “그대가 자유를 사랑한다면 베일을 거두지 마라. 나의 얼굴은 사랑의 감옥이니까.” - 레오나르도 다빈치 (151쪽에서 재인용) 2012년말 한병철의 가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때, 인문(철학)책으로 그 목록에 등장했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 때로 지적 허영이 독자들을 올바른 길로 안내하기도 한다. 마이클 샌델의 처럼 이 책을 사놓기만 하고 읽지 않은 이가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몇 해가 지난 후 가 사람들의 관심에서 조금 멀어졌을 무렵이 되어서야 나는 읽었다. 그러나 (일반적인) ‘베스트셀러’가 가지는 대중적이고 때로는 속물적이기까지 한 이미지와 달리 상당한 울림이 있었다. 그는 현대의..

misc. - 2015년 3월 10일.

뜨거운 김이 올라오는 짬뽕을 폰 카메라로 찍기란 쉽지 않았다. 임시로 있는 사무실 근처 중화요리점에서 짬뽕에 이과두주를 마셨다. 붉은 색으로 장식된 벽면 아래 짙은 갈색 나무 무늬 테이블과 검정색 천이 씌워진 의자에 앉아, 바람과 오가는 사람들에 흔들리는 출입문을 잠시 보았다. 이것저것, 그냥, 잠시, 보는 시절이다. 정해져 있지 않아 자유롭고 정해져 있지 않아 불안한 시절이다. 자유와 불안, 혹은 두려움은 등가적 관계를 이룬다. 최초의 인류가 선악과를 먹는 순간, 우리는 자유를 가지게 되었고 그와 동시에 자유 속에 깃든, 끝없는 불안과 두려움도 함께 가지고 왔다. 하지만 중년이 되자, 자유는 보이지 않고 불안과 두려움으로만 채워졌다. 마음 속에서, 육체 속에서 이리저리 부딪히는 불안과 두려움을 조금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