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 15

메넥세노스, 플라톤

메넥세노스 - 플라톤 지음, 이정호 옮김/이제이북스 메넥세노스 플라톤 이정호 옮김, 이제이북스 ‘메넥세노스’는 도입부와 마무리 부분에서 소크라테스와 메넥세노스 사이에 이루어진 간단한 대화를 제외하면 나머지 대부분은 모두 소크라테스가 전화는 전몰자에 대한 추도연설이다. 추도연설은 당시의 아테네와 아테네인들이 어떻게 자신들을 이해하고 있는지 그 단면을 엿보게 해 줄 분만 아니라 당대의 정치 현안과 체제에 대한 일정한 입장과 주장을 담고 있다. (책 해설 중에서) 피타고라스, 파르메니데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지는 그리스 철학은 서양 철학과 사상을 지배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플라톤이 있다. 플라톤의 철학은 우리에게 좋은 것, 완벽한 것, 변하지 않는 것, 영원하며 가치 있고 아름다운 것..

플라톤에서 비트겐슈타인까지, 조중걸

플라톤에서 비트겐슈타인까지 - 조중걸 지음/베아르피 플라톤에서 비트겐슈타인까지 조중걸(지음), 베아르피, 2009. '마술과 의미를 동시에 잃어'버린 세계, 사막이 되어버린 세계. '우리는 거울만을 보도록 운명 지어져 있고, 우리의 운명은 사슬을 벗어날' 수 없다는 비트겐슈타인. 철학의 오랜 역사는 현대의 비트겐슈타인에서 머물러 있고, 그는 거짓된 말보다 진실된 침묵을 택한다. 이 얼마나 아찔한 귀결인가. 책은 짧고 문장은 단순하다. '철학은 관념적 독단과 유물론적 회의주의를 양 끝으로는 하는 스펙트럼'이고, 우리 '인간은 관념론자가 되거나 유물론자가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품지 않는다. 아니 이는 배운 사람들(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인문학을 전공한 이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관념론..

베르그송과 플라톤

그러므로 운동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이데아에 공허나 부정적인 것을 덧붙여야 한다. 플라톤의 "비존재"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질료"는 이런 것들로 구성된다. 그것은 마치 산수의 한 단위에 영이 합쳐지듯이 이데아와 합쳐져서 이데아를 공간과 시간 속에서 다수화시키는 형이상학적 공허인 것이다. 불변적이고 단일한 이데아는 이에 의하여 무한히 퍼져가는 운동으로 분산된다. 권리상으로는 오직 불변적인 이데아들만이 있어서 상호간에 움직일 수 없이 꽉 들어차 있어야 한다. 결과적으로는 질료가 나타나서 공백을 거기에 덧붙여주고, 동시에 우주적인 생성을 분리해 낸다. 질료는 파악할 수 없는 무가치한 것이면서 이데아들 사이에 잠입하여 마치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 사이에 스며든 의심처럼 끝없는 동요와 영원한 불안을 자아낸다. 불변의..

우울한 그리스

아리스토텔레스는 '우울'을 창조적인 사람들의 특징으로 보았다. 알브레히트 뒤러의 '멜랑꼴리아'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과 맞닿아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의 '우울'은 병든 자의 몫이다. 사회적 질병이 되어버린 '우울증'은 약물 치료와 정기적인 정신과 방문을 요구한다. 요 며칠 우울하다. 내부적인 원인도 있겠지만, 외부적인 영향도 크다. 도로 한 복판에서 길을 잃어버린 어린 강아지와 그 강아지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강아지 바로 앞에서 멈추는 마을버스며, 소형 트럭이며, 자동차들이 낸 키익키익 소리가 내 귀에서 점점 멀어지는 풍경이며, 6호선 공덕역에서 역 안으로 들어오는 전동차로 몸을 던지는 젊은 사내며, 다리 하나가 없는 슈나우저가 인사동 거리를 배회하는 모습이며, ... 나를 어둡게 했다. 하나의 이..

김영하.식민지지식인들.뒤샹.플라톤

파드릭 모디아노의 (김화영 역, 책세상)라는 소설을 읽다보면,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지. 한 부류는 책을 쓰는 사람들이고, 나머지 한 부류는 책과 같은 인생을 살아감으로 해서,책을 읽을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야. 자네는 어디에 속할 것같나?" 라는 문장을 만난다. 한때 이 둘을 혼동했었다. 책과 같은 인생을 살아야만 책을 쓸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건 단지 책과 같은 인생일 뿐, 책은 아니다. 나도 김영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의 매력적인 단편 , 를 읽고 '제법이다'라고 생각했지만, 결정적으로 (문학동네)을 읽고 망가졌다. 송경아도 이 부류이다. 조경란은 그녀의 등단작 을 텍스트로 문장연습을 한 경험이 있어, 전혀 신뢰가 가지 않는다. 그녀의 단편은 살아남지 못했다. 온통 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