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란델로 4

나는 고故 마티아 파스칼이오, 루이지 피란델로

나는 고故 마티아 파스칼이오 Il fu Mattia Pascal 루이지 피란델로Luigi Pirandello(지음), 이윤희(옮김), 문학과지성사 "예, 그럴 겁니다! 백작은 이른 아침, 정확히 8시 반에 일어났다. ... ... 백작 부인은 목 둘레에 화려한 레이스가 달린 라일락 꽃무늬 드레스를 차려입었다. ... ... 테레지나는 몹시 배가 고팠다. ... ... 루크레지아는 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었다. ... ... 오, 세상에! 이런 게 다 무슨 소용있습니까? 우리는 한줄기 태양광선을 채찍 삼아 쉼 없이 회전하는 보이지 않는 팽이 위에 살고 있지 않습니까? 그 연유도 모른 채, 결코 목적지에 도달하지도 못하면서, 우리에게 때로는 더위를 때로는 추위를 선사하고, 혹은 쉰 번쯤 혹은 예순 번쯤 회전한..

슈가 맨, 장정일

슈가 맨 아 - 입 벌려요. 너는 마른 휘파람을 불기 위해 입술을 모았고,나는 그게 지겨웠어.슈가 맨, 벤츠를 사 줘. 너는 노래방에서 탬버린을 훔쳐 왔지.꽃집에서 버린 시든 꽃을 주워 왔지.아울렛에서 싸구려 팬티를 사 왔지.나는 그것들을 쓰레기통에 넣었어. 슈가 맨, 너한테 없는 것을 줘.다이아몬드 - 은빛 배 - 파리로 날아가는 전용 비행기 - 번뜩이는 빌라의 지붕 - 금빛 넘실거리는 전자 오르간 - 아 - 입 벌려요. 너는 녹아 사라지고,깊게 썩은 입이 말하기 시작했어. 가엾은 슈가 맨.너는 노래방에서 ... ... - 장정일, , 2015년 여름호 도서관에서 문학잡지를 읽는다. 밖은 낮아지는 구름, 어두워지는 대기, 사랑을 꿈꾸지 않는 젊음, 어긋나버린 시간들로 채워지고, 나는 흔들리며 가라앉는 ..

인생은 매우 슬픈 익살 - 루이지 피란델로

"생각컨대 인생은 매우 슬픈 익살이다. 왜, 무엇을 위해 그러는지, 그 욕망이 어디서 오는지는 알 도리가 없지만, 우리는 하나의 현실을(저마다 다른 현실을 각자 하나씩) 창조함으로써 끊임없이 자신을 속이려는 욕망을 우리 속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따금 이 현실이 헛되고 실체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내 예술은 자신을 속이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쓰라린 연민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이 연민 뒤에는 반드시 인간을 자기 기만으로 몰아넣는 운명의 잔인한 비웃음이 따라오게 마련이다" - 루이지 피란델로

아무도 아닌, 동시에 십만 명인 어떤 사람, 루이지 피란델로

아무도 아닌, 동시에 십만 명인 어떤 사람 - 루이지 피란델로 지음, 김효정 옮김/문학과지성사 루이지 피란델로Luigi Pirandello, 1926.(김효정 옮김, 문학과 지성사, 1999) 살아가는 게 버겁다. 소박하고 순수하던 고대의 풍습은 시간의 바람 속에서 먼지가 되고 훗날 그 먼지들을 모아 새로운 성(城)을 쌓지만 그 성은 우리가 지어, 들어가지 못한 채 버림당하는 곳으로 남겨진다. 그럼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는 걸까. 선량한 우리, 아벨에게서 왔지만 그가 가졌던 양들은 이제 우리에게 남아있지 않고 그 몇 천년 동안 푸른 언덕이며 깊은 호수며 그 곳을 가득 메우고 있던 새와 물고기들은 몇 미터의 높이로 쌓인 먼지들의 먹이가 되어버렸다. 아,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는 것일까. 모스카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