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ton & Guestier
Bordeaux
Merlot - Cabernet Sauvignon, 2005
일요일 저녁 김포공항 이마트에서 한 병 구입해 마셨다.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마신 것이, 결국 한 병을 다 마시고 말았다. 지난 한 주, 심리적 긴장과 정신적 불안이 극에 달해 있었으며, 내가 취하는 어떤 행동들도 최선의 것이 되지 못했던 순간들로 채워 있었다. 너무 황당해서 누군가에게 말하지도 못할 어떤 일을 겪었고, 지난 일요일 그것을 끝냈다.
다행히 이 와인은 특별함이 없었다. 특별했다면, 나는 와인 향에 기뻐했을 것이고 결국 술을 더 마셨을 지도 모른다.
여느 프랑스 와인이 그렇듯이, 멜롯과 카베르네 쇼비뇽의 조합이다. 그런데 멜롯의 달콤함만 부각되고 카베르네 쇼비뇽의 거칠고 깊은 풍미는 나오지 않았다. 실은 그동안 칠레 산 카베르네 쇼비뇽 와인들만 마셔온 탓도 있을 것이다.
가격대은 2만원 정도다. 일반적인 프랑스 보르도 와인이고, 기록적인 찬사를 받은 2005년도 와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평범했다. 혹시 이 와인을 마시게 될 일이 있다면, 30분 정도의 디켄팅을 한다면, 맛이 좀 살아날지도 모르겠다.
B&G 골드 라벨 시리즈에는 보르도 뿐만 아니라 메독, 생떼밀리옹 등의 여러 와인들이 있으며, 가격대도 다르다.
오랜만에 와인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