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고백

지하련 2009. 9. 22. 11:20

김윤정, Untitled
http://intempus.tistory.com/879 


어제부터 내가 폐허같은 마음을 가지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이 세상의 본질이 폐허라는 생각을 가졌는지도 모른다. 마치 발터 벤야민처럼. 그는 슬프게도 그의 역사철학을 파국과 폐허 위에 구축하려고 한다. 그가 냉철한 사상가로 이해되기 보다는 뛰어난 작가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문득 아무렇게 살고 있진 않은가 하는 회의가 밀려들었다. 결국엔 무너지고 말 것임을 알면서, 무너지지 않으려 노력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흔들리는 마음을 누군가가 잡아주길 바랬는데, 내 스스로 잡지 못하면 그 어떤 것도 되지 못한다는 걸 알았다.

요즘 그림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런 날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다시 마음을 잡아야겠다. 그리고 용서를 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