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시장 안은 썰렁했다. 문을 연 가게들에도 손님은 거의 없었고 문을 열지 않은 가게와 임대 문의를 붙여놓은 가게도 있었다. 한 때 풍요로움을 자랑했을 것으로 보이는 장승배기 영도 시장은 도심 한가운데에서 마치 20년 전의 서울 한 부분을 떼어다놓은 듯, 그 때 그 모습으로 서 있었다. 단지 그 곳을 찾는 사람들의 수가 현저히 준 것을 제외한다면.
추억을 회상하는 사람들만 길을 가다 들리는 듯한 이 시장 한 켠에 떡볶이 집이 있다. 그것도 영도시장 입구로 조금 들어가다가 오른쪽 골목 안 쪽에 위치해 찾기도 어려운 곳에 위치한 영도분식.
많은 블로그들이 자신들의 고유한 아이템으로 자신이 간 맛집 이야기를 올리고 있다. 아내와 함께 떡볶이를 먹으면서 가지고 있던 스마트폰으로 검색해보았더니, 두 세 리뷰가 올라가 있었다. 찾으면 있고 찾기 전까지 알 수 없는 것이 이렇게 숨겨진 맛집이라고 할까. 공중파나 케이블 방송 작가들도 찾아다니는 맛집. 그래서 이젠 더 이상 숨겨진 맛집 따윈 존재하지 않는.
하지만 이 곳은 무너져가는 재래식 시장 한 켠에서 옛날 그대로 떡볶이를 하고 있었다. 어쩌면 세월의 변화가 이 곳에는 적용되지 않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영도분식 떡볶이는 주문을 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요리해서 준다. 달짝지근한 맛과 함께 떡볶이에 잡채가 있다는 것이 특색이다. 날이 갈수록 진화해 가는 떡볶이의 세계 속에서 이 곳의 떡볶이는 기본을 지키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는 듯하다.
떡볶이 1인분의 양은 적당히 많고 가격은 저렴하다. 가게는 어떻게 알고 사람들이 오는지, 누군가 나가면 바로 누군가로 채워진다. 빈 테이블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썰렁한 편은 아니다.
이 포스트로 인해 이 가게가 대박 가게가 되진 않겠지만, 이 포스트로 인해 영도 시장으로 놀러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무척 기분 좋은 일이 될 듯 하다.
배 부른 토요일 오후의 햇살이 거친 황사 바람 속에서 온화하게 느껴졌다. 영도분식은 평일과 토요일은 오후 7시 정도까지 하며, 일요일은 아예 시장이 열지 않는다. 그러니 맛집 탐방객들에게는 평일이나 토요일 뿐이다. 혹시 이 곳에 가게 되면, 댓글이나 트랙백으로 감상평을 알려주시길~.
* 다른 블로거들의 추천 글
http://blog.daum.net/gisadan/15796960
http://blog.naver.com/jieunzoa1015/140112327248
http://www.daegul.com/2512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