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우주/비즈

다니엘 앨트먼의 '10년 후 미래'

지하련 2011. 8. 11. 15:36


 

이런 예측과 관련된 분석들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 사실을 토대로 하고 있다. 하나는 분석의 틀을 장기적인 경제 트렌드의 이면에 있는 딥 팩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분석 방법으로 경제 체제의 역학 관계를 탐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분석들은 최종 결과로 나타나는 숫자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 체제를 구성하고 있는 각 부분들이 어떻게 서로 어긋나지 않고 잘 맞아 떨어지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 302쪽



저자는 딥팩터Deep Factor라고 이야기하는 국가의 지리적 위치, 기후, 문화, 정치 그리고 역사적 사건에 의해 형성된 것들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세계 경제를 예측하고 있다.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한 중국 경제의 성장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며, EU의 문화적, 정치적 다양성으로 인해 바람직한 방향의 경제 통합나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리고 엄청난 규모의 재정 적자와 부채, 실업율 등으로 불안하기만 한 미국 경제에 대해 다소 낙관적인 의견을 보이며, 라이프스타일 허브 도시의 등장, 미들맨(중개인)의 부상 등의 이야기를 쏟아낸다.

하지만 기대 했던 것만큼 통찰력이 있거나 놀라운 견해들을 이야기한 책은 아니었다. 최근에 읽은 레베카 코스타의 <지금, 경계선에서>(쌤앤파커스)에서 나타난 바의 그러한 통찰이나 견해는 보이지 않았다.

아마 문화, 사회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경제 현상들을 설명해내는 저자의 시각이 다른 경제 서적과의 차별점을 만들어주는 듯하지만, 대단히 깊이 있게 파고든 저작은 아니다. 전문 연구자의 글쓰기라기 보다는 글 잘 쓰는 칼럼리스트의 글쓰기라고 할까. 이 점에서 책은 쉽게 읽히나 종종 스치듯 많은 정보들을 나열하기 바쁜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다음, 한 나라의 경제가 잘 되기 위해서는 경제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회, 정치, 문화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되었다. 즉 전직 CEO 출신의 대통령을 가진 현 정부가 경제 살리기에 주력했지만, 실은 경제를 살리고 죽이는 것은 경제 영역이 아니라 다른 영역들을 아니었을까 반문하게 된다. 2009년 유종일 교수는 <위기의 경제>(생각의 나무)라는 책을 통해 중요한 것은 경제가 아니라 정치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이들을 설득할 수 있을련지는 의문스럽다.

결국에는 딥팩터를 어떻게 변화시키느냐가 경제 번영의 장기적 영속성을 가지게 될 것이고, 이 점에서 저자인 대니얼 앨트먼은 현대 비즈니스의 트렌드나 기조(태도)를 만들고, 이제 세계적인 공용어가 된 영어를 사용하는 미국이 가장 유리하다고 여기고 있다.



관련도서 리뷰
2011/06/26 - [책들의 우주/이론] - 지금 경계선에서, 레베카 코스타
2009/02/01 - [책들의 우주/비즈] - 위기의 경제, 유종일


10년 후 미래 - 8점
다니엘 앨트먼 지음, 고영태 옮김/청림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