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예찬
지오 폰티(지음), 김원(옮김), 열화당
너무 늦게 이 책을 읽은 걸까. 나는 지오 폰티가 적어나가는 건축과 예술의 새로운 표현들을 접하며 건축이 왜 예술과 멀리 떨어지게 된 걸까 하는 의심을 했다. 아마 한국에서는 건축 관련 학과가 예술대학과 멀리 떨어진 탓이 클 것이라는 추측만 했고, 예술의 역사에서 건축이 가지는 의미를 다시 되새겼다.
이 책, 놀라운 책이다. 지오 폰티는 우아하게 건축과 예술을 찬양하며 현대적 예술이 지향해야 되는 바를 이야기해준다.
건축 속의 침묵으로 인해 건축을 사랑하라. 그 속에 건축의 목소리와 은밀함과 강한 노래가 감추어진 침묵으로 인해 (17쪽)
기계는 존재하기 위해, 그리고 이바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역학의 소산이다. 건축은 꿈의 소산이다. 꿈과 같이, 건축은 움직이지 않는다. 꿈은 제자리에 머물다가 사라질 뿐이다. 건축은 정지해 있다. 정지한 생명, 다시 말해서 희열의 생명을 지닌다. (46쪽)
건축과 예술에 대한 경구들의 모음집 같은 이 책은 한 줄 한 줄 읽어나가는 것이 안타까웠다. 실은 어느 주장은 내 생각과 달랐지만, 중요한 부분은 아니다. 도리어 나는 왜 이 책을 이제서야 읽게 되었나 후회하고 있었다
건축을 전공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건축이 지니는 형이상학적 가치가 무엇인지 일깨워줄 것이며, 다른 이들에게는 건축과 예술의 의미를 새롭게 깨우치게 해주는 책이 될 것이다.
건축은 꿈에 속하는 것이다. 삶은 꿈이다. 예술은 그 꿈의 환영이다. 그 환영은 우리의 진리다. (18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