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지하련 2023. 8. 24. 11:12

 

 

 

많은 사람들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한다. 원자력학과 교수들도 나와 안전하다고 이야기한다. 어떤 학자는 지금 논의가 과학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고 말한다. 정부와 여당은 괴담이라고 말하고 야당은 방류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솔직히 나는 잘 모른다. 다만 여러 기사나 의견들을 종합해볼 때 아래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 

 

 

1. 일본 정부나 도쿄 전력이 공개하는 정보로는 안전하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IAEA도 믿을 수 없다. 이들은 원자력 산업을 증진하고 보호하기 위한 국제 이익 집단에 불과하다는 걸 이번에 확실히 알았다. 이는 원자력 관련 교수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원자력의 안전함을 알리고 원자력 산업이 계속 지속되길 희망한다. 그들은 원자련 기술이나 산업에 대한 전문가이지, 방사능으로 인한 인체 영향이나 손상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다.  

 

 

2. 자연상태의 방사능과 달리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이것이 직접적으로 바다에 방류된 적은 한 번도 없다. 따라서 안전하다,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에 방류된다면 처음 있는 일이다. 안전하다고 하기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거의 전무하다. 그러니 신중을 기해야 한다. 

 

 

3. 주변국가들은 모두 반대를 하고 있다. 한국 국민들 대부분이 반대하고 있다. 심지어 일본 국민들도 반대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 정부와 여당은 자신들이 일본 정부 관료인 양 한국의 지배적인 여론과 싸우고 있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지점이다. 그들은 일본 정부의 대변인들인가? 심지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인체 피해나 수산물 영향도가 없다는 식의 홍보 예산을 10억원을 배정하였고 하니, 거참, 한심한 정부다. 

3.1. (8월 24일) 일본 내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여론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중국과 홍콩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를 하였으며, 한국은 소비 위축, 혹은 급감으로 인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이 줄어들 것이다. 나는 일부 양식 횟감은 일본산임을 알고도 먹었다. 문제는 수산업이 입게 되는 피해액의 규모이다. 일본 뿐만 아니라 한국, 중국, 홍콩 등의 수산업이 입게 되는 금액은 천문학적일 것이다. 수산업이라고 배 타고 나가는 것만 생각하지 말자. 일식당, 횟집, 심지어 생선 관련 찌게집도 포함된다. 심지어 김 양식장도 포함되고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김 수출에도 타격이 될 것이다. 아, 김밥도 .. ;;; 원전 오염수에 대한 피해가 과장되었다는 의견에도 일부 동의한다. 하지만 그러한 염려와 걱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 이상하지 않나. 그러한 염려와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일본 정부가 노력하고 각국 정부가 지원해주어야 하지만, 그런 협력은 일어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아직도 제대로 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니까. 괴담은 유포되기 마련이고 그러한 괴담에 대응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괴담을 유포하지 말라고 윽박지르고 야당과 전 정부를 공격하는 것이 정부와 여당의 역할이 아니라 국민에서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납득시키고 설득해 나가는 것이 그들이 해야할 일이다.   

 

 

4. 일본의 방류로 인해 한국 수산업 종사자의 피해는 불가피하다. 이에 한국 정부는 피해 보상 및 지원을 위해 올해 3693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 일본도 자국 수산업 피해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에 관련 지원 예산을 잡아두고 있다. 그런데 이런 예산들을 다 모아서 오염수를 방류하지 않는 설비를 마련하면 안 되나 하는 생각을 했다. 

4.1. (8월 24일) 일본이라는 나라의 잘못된 결정과 한국 정부의 방관으로 입게 될 피해를 왜 한국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대응해야 하는가? 조금 이상하지 않은가? 지금 한국 정부와 여당은 어떤 이유로 이렇게 행동하고 결정하는 것일까? 뭔가 대단한 기대 이익이 있다면 그것이라도 설명해 주었으면 좋겠다. 각자도생의 세계에서 작은 한국은 정치적 처신이 중요하니까. 하지만 그런 것도 선명하게 눈에 보이지 않는 지금, 왜 우리 정부는 이런 결정을 지지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일본과 1:1 전쟁을 해도 한국이 이길 가능성이 충분하고(한국 육군이 일본 본토에만 가면 무조건 이긴다) 1인당 국민소득도 조만간 한국이 일본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지금, 정부는 왜 마치 지금이 70년대 인 양 그렇게 행동하는지 도통 알 수 없다. 

 

 

5. 그런데 오염수 방류만이 유일한 해결책인가? 그렇지도 않다. 다른 방법들도 존재한다. 결국 ROI가 문제일 텐데, 이젠 일본 정부나 도쿄 전력이 해결하기에는 너무 일이 커져 버렸다. 그러니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국제적인 지원이나 도움을 구해야 한다. 결국 투명성의 문제다. 뭔가 계속 숨기는 듯한 발언과 행동을 하니, 믿을 수 없는 것이다. 여기에는 일본 특유의 문화가 사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닌가 걱정스럽다. 일본 정부도 그렇고, 도쿄전력 경영진들도 그렇고. 그러니 일본 어민들도 반대 시위를 하는 것이다. 

 

6. 참고로 한국, 중국, 홍콩 등 인접국가 뿐만 아니라 일본 내에서도 반대 여론이 들끓지만, 의외로 외신들의 반응은 담담하다. 왜냐면 과학적으로는 기준치 이하로 희석시키며, 그것도 30년에 걸쳐 천천히 방류하는 것이므로 큰 문제가 있겠느냐는 의견도 상당히 많다. 하긴 지리적으로도 멀기도 하고 대서양을 끼고 있는 국가들에선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 읽은 칼럼도 아래 공유한다. 어찌되었건 우리는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최근 읽은 최무영 교수(서울대 물리천문학부)의 인터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일독을 권한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가장 명확한 의견이었다. 

https://wspaper.org/article/29567 

 

최무영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말하다: 핵 오염수, “모르는 것을 안전하다고 하는 것이야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과학적’ 검증을 하겠다는데 정부 브리핑에 나오는 학자들은 다들 안전하다고 확언하고 있습니다. 먼저 오염수

wspaper.org

 

 

소아청소년과 의사 강병철의 칼럼이다. 안전하면 바다에 버리면 되냐고 의문을 제기한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101536.html

 

안전하면 바다에 버려도 되나

[똑똑! 한국사회] 강병철 |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무척 더운 날이다. 그늘을 찾아 차를 세운다. 아이가 나오려면 30분쯤 남았...

www.hani.co.kr

 

 

8월 23일 추가) 매주 한 번 이상 회나 해산물을 먹는다. 애초에 바닷가 쪽에 살았던 터라 이게 도리어 익숙한 패턴이다. 심지어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차로 10분 이내 살고 있어 지금도 그 생활이 이어진다. 그러나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가 된다면 먹을 자신은 없다. 특히 아이 있는 집에선 더욱 그러할 것이다. 수산업, 우리가 먹는 생선이나 해산물은 논외로 치자. 바다에서 나는 것이 들어가는 모든 음식물, 심지어 국산 멸치 낸 육수까지도 거부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정부를 그것을 해결할 자신이 있는가? 대통령의 잘못된 의사결정에 대해 여당은 이를 막고 해결할 자신이 있는가? 과격한 주장일 지 모르겠으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때부터, 지금 여당은 한 국가의 리더를 옹립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 당분간 대통령을 내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네이버 기사 댓글은 대체로 정부 찬양 일색, 문재인 전 정권에 대한 비난 댓글로 채워지는데, 원전 오염수 방류 기사 댓글에는 그런 댓글이 없었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이야기다. 그냥 각자도생하며 조용히 사는 우리들이 예상하는 것 이상으로 나라가 엄청 시끄러울 것이다. 이번 주말, 당분간 마지막 회가 될 지도 모르는 식사를 해야 겠다(아, 그냥 이번 정부는 아무 짓도 아니고 그냥 '늘공'(언제나 공무원)에게 맡기고 시키는 대로만 했으면 좋겠다.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나서지 말고).

 

8월 24일 추가) 이번 방류는 앞으로 30년간 이어질 것이다. 오늘 태어난 한국의 어느 아이가 서른살이 되는 생일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끝난다. 그 30년 동안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날 지 우리는 모른다. 아무리 각자도생이라지만(우리가 국가를 만들고 국가를 운영하는 정부에게 세금을 내는 건 우리들의 각자도생을 최대한 막기 위해서다. 이걸 잊어선 안 된다), 아이가 서른 살을 되기 위해 겪을 모험과 도전, 사랑과 이별, 청춘의 어떤 영광과 고통 속에 원전 오염수가 방류된 바다도 포함된다는 걸 잊지 말자.    

 

 

*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라는 키워드로 이 포스팅을 열람하는 이들이 많아 수시로 업데이트를 하고 있었으나, 8월 24일 이후로 업데이트되지 않습니다. 오늘 방류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ㅜㅜ;; 

 

8월 28일 추가) 후쿠시마 원전 설계자의 인터뷰가 있어서 포스팅을 업데이트한다. 나는 이번 방류에 대해 찬성을 하는 많은 전문가들의 저의가 궁금하다. 그들의 이기적인 행태와 발언을 기억해야 한다. 특히 한국에 있는 이들은. 

https://v.daum.net/v/20230828050600413  

 

후쿠시마 원전 설계자도 "오염수 방류, 100년 이상 걸릴 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설계자 등 일본의 핵 전문가들마다 오염수 방류는 일본 정부가 계획한 대로 수십 년 안에 끝날 문제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26일 CBS노컷뉴스 취재진은 일본 도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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