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 1103

자유롭지 못한 영혼을 위해

자유롭지 못한 영혼 하나 또 이렇게 으로 날아와 보잘 것 없는 절망의 흔적을 남긴다 "누가 우리를 위해 증언해 줄 것인가? 우리의 작품인가, 아니면 대체 무엇인가, 단지 ......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 그러나 사랑은 침묵이다. 우리는 모두 남모르게 죽어간다." - 알베르 까뮈 몇 달만에 벗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는 모델이다. 그는 티브이에 나오기도 했으며, 곧잘 패션쇼에 서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꿈은 자유였다. 그는 그 자유를 위해 자신의 젊음을 망가뜨리기로 했다. 그러나, 자본주의 아래에서 망가짐이란, '자본으로 온 몸에 떡칠하기'다. 일 년 전쯤, 그와 함께 강남의 술집과 호텔 나이트를 전전했으며, 새벽이면 이태원으로 나갔다. 지금 그는 술과 여자로 젊음을 탕진하고 있다. 오늘..

萬感이 교차하는 시간들.

해바라기의 碑銘 - 청년 화가 L을 위하여 나의 무덤 앞에서는 그 차거운 碑ㅅ돌을 세우지 마라. 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 달라. 그리고 해바라기의 긴 줄거리 사이로 끝없는 보리밭을 보여 달라. 노오란 해바라기는 늘 태양같이 하던 화려한 나의 사랑이라고 생각 하라. 푸른 보리밭 사이로 하늘을 쏘는 노고지리가 있거든 아직 날아 오르 는 나의 꿈이라고 생각하라. - 함형수咸亨洙. 창간호. 1936. 길을 가다 해바라기로 둘러쳐진 무덤을 본다면, 그대의 무덤인 줄 알고 고개 숙여 그대를 그리워하겠나이다. 그리고, 파아란 허공 속을 나는 노고지리가 있거든, 저는 아직 꺼지지 않은 그대 꿈을 쫓아 산으 로, 들로, 바다로 뛰어다니겠나이다. 하지만, 내가 다니는 길은 갈색 보도블록으로, 뚝뚝 부..

김영하.식민지지식인들.뒤샹.플라톤

파드릭 모디아노의 (김화영 역, 책세상)라는 소설을 읽다보면,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지. 한 부류는 책을 쓰는 사람들이고, 나머지 한 부류는 책과 같은 인생을 살아감으로 해서,책을 읽을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야. 자네는 어디에 속할 것같나?" 라는 문장을 만난다. 한때 이 둘을 혼동했었다. 책과 같은 인생을 살아야만 책을 쓸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건 단지 책과 같은 인생일 뿐, 책은 아니다. 나도 김영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의 매력적인 단편 , 를 읽고 '제법이다'라고 생각했지만, 결정적으로 (문학동네)을 읽고 망가졌다. 송경아도 이 부류이다. 조경란은 그녀의 등단작 을 텍스트로 문장연습을 한 경험이 있어, 전혀 신뢰가 가지 않는다. 그녀의 단편은 살아남지 못했다. 온통 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