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 1051

비 오는 토요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점심 식사를 하며, 소주를 마시며, ... 토요일 출근 풍경은 이루어졌다. 어찌된 일인지, 직급이 올라갈수록 나이가 들수록 내가 떠드는 경우가 많아졌다. 직접적인 불만은 아니고, 일이란 어떤 것이고 어떻게 대하고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 원칙을 떠드는 것이 대부분이다. 일종의 압박 비슷한 것이다. 그만큼 불만이 많은 셈이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한 달에 두 세 권 이상의 책을 읽고 다양한 잡지와 웹사이트에서 정보를 습득하려고 노력하는데, 입사 지원을 하고 면접을 보러 오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놀면서도 책을 거의 읽지 않고 읽는 경우에는 가벼운 소설책이거나 자기계발서가 전부다. 아찔하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전문적인 능력이 아니라, 전문적인 능력을 언제 어디에서나 습..

오랜만에 포스팅.

의사 말로는 피곤할 때, 술을 마시면 편도선이 부어오른다고 한다. 올해 들어 연일 주말마다 근무를 했고 제안서를 제출하기 바쁘게 수주하고 프로젝트 셋팅하자마자,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이슈가 생겨 스트레스를 받는다. 아직도 진행 중이고, 남 탓을 하기 전에 내가 책임자인 관계로, ... 잠을 이루지 못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가족은 가족대로 스트레스를 받고, 나는 나대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걸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을 할라 치면, 주말 집은 나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 겨우 가족들이 잠든 이 시간이 되어서야 뭔가 정리를 해보고자 노력해보지만, 쉽지 않다. 본격적인 봄이 오면 좀 나아지려나.

일요일의 불성실함

(일요일 사무실 1층 복도에서 천정을 향해 올려다본 모습 - 구로디지털단지 우림이비즈센터 1차) 아웃룩 메일박스에 읽지 않는 메일 수가 2,000통을 넘겼다. 대부분 정보성 뉴스레터들이긴 하지만, ... 뭔가 불성실해보이는 느낌이랄까. 구글 리더(Google Reader)에 읽지 않은 피드(Feed)들도 꽤 쌓였다. 이 역시, 뭔가 불성실해보이는 느낌이랄까. 두 개의 책상 - 집 서재와 사무실 - 위엔 읽지 않은 신간 책들과 프린트해놓은 리포트들이 쌓여 있다. 이 또한, 확실히 불성실해 보이는 느낌이다.일요일 사무실에 나와 일을 정리하고 있지만, 내 불성실함은 사라지지 않고, 이젠 가족에게마저 불성실한 남편, 아빠가 되어버렸으니. 일요일 조용한 사무실에서의 내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은 내 업무 처리의 ..

구글 크롬Chorme 프로필 에러 - 크롬 프로필이 제대로 열리지 않았습니다.

사용 중인 PC가 블루 스크린으로 되더니, 다시 재부팅되었다. 그리고 난 다음부터 계속 크롬 프로필이 제대로 열리지 않았습니다라는 에러 메시지가 떴다. 이런 경우에는 구글 연동이 브라우저를 닫을 때마다 끊어지고, 웹페이지 히스토리도 저장되지 않는다. 그래서 구글링을 해서 찾아보았더니, 엉터리 답만 검색되었다. 한참을 뒤진 후에야 아래 방법을 찾았다. 이대로 하면 된다. 1. Chrome을 완전히 종료합니다. 2. 단축키인 Windows 키 +E를 입력하여 Windows Explorer를 엽니다. 3.표시되는 Windows Explorer 창의 주소 표시줄에 다음을 입력합니다. - Windows XP: %USERPROFILE%\Local Settings\Application Data\Google\Chrom..

제주 쌍둥이횟집

식사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맛이다. 그 다음은 분위기이고, 같이 간 사람도 중요하다. 지난 연말 휴가 때 갔던 제주 쌍둥이횟집은 그 유명세만큼이나 번잡스러웠다. 들어갈 때도 정신이 없었고 나올 때도 정신이 없었다. 너무 시끄러웠다. 대기표를 받아 기다려야 했고 수십분은 기본이었다. 이렇게 기다려서 먹는 음식이 감동적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그렇진 못했다. 그 정도로 장사가 잘 되는 곳이고, 다른 곳보다 싸게 횟감이나 식재료를 구할 수 있을 테니, 양이 많다고 좋아할 필요는 없을 듯 싶다. 실은 양이 많다고 알려져 있으나, 저렴한 횟집에서 그 가격대로 못 먹는 것도 아니니, 양이 많은 것도 아니다. 그냥 그 가격대에 맞추어 나오는 것이다. 그냥 놀러가서 사람들이 가득한 곳에서 정신없이 ..

어느 토요일 새벽

새벽 세 시에 일어나 빈둥거리고 있다. 일찍 자긴 했다, 아니 깊은 잠을 자지 않았다. 가령 이런 식이다. 해답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방식대로 한다면, 다소 출혈이 발생한다. 그 출혈에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 내가 책임질 것인가, 아닌가. 적고 보니, 전형적인 천칭자리의 접근법이다. 늘 그렇듯이 해답은 알고 있다. 딱 내 수준이긴 하지만. 찍어놓은 사진들은 많은데, 한결같이 정리가 되지 않는다. 아래 사진들은 제작년 가을 경주 여행에서 찍은 것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

자연스럽게 육체의 나이에 익숙해지는 2013년. 마음이 쓸쓸해지는 것이 아니라 몸이 쓸쓸해지는 나이. 사십대. 날씨 변화에 터무니없이 민감해지(또는, 아프)고, 어린 아들의 웃음에 눈물이 나고(고마워서) 아내의 잔소리가 듣고 싶어지는(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가지기 위해), 끝도 없이 물컹물컹해지는 마흔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은 지나간 젊음 위로 쌓여 얼어간다. 얼어붙은 불안은 깊고 날카로운 냉기를 시간 속으로 밀어넣고. 잠시 내일 일에 대해 이야기하자, 사람들이 내 주위를 피한다. 미래는 무섭고 현재는 견디기 어렵다. 현대 문명은 어쩌면 과거 문명들로부터 보이지 않는 불안들을 켜켜히 쌓아올려놓은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