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현대 5

나티 우타릿(Natee Utarit), 갤러리 현대

Natee Utarit 나티 우타릿 2013. 10. 10 - 11. 3 Gallery HYUNDAI 1970년생 태국 화가 나티 우타릿은 서구의 눈에서 보기에 너무 익숙하다. 동아시아 미술이 서 있는 지점을 희극적으로 작가 스스로 보여주는 건 아닐까. 중국의 왕광이가 자신만의 화법으로 팝 아트를 비틀어, 현대 중국의 이념적 지형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것과 달리 나티 아타릿은 서구의 화법에 자신의 몸을 숨기고 태국을 드러내려고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아무리 서구적 화법으로 포장한 한국 작가의 작품을 가지고 외국에 나간다고 한들, 그 속에서 지역성(locality)을 읽어내듯, 태국 화가의 서구적 작품 속에서 그 지역성을 읽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나는 그 속에서 도리어 과감하게 지역성을 드러내..

12월의 추천 전시 - 이우환과 칸디다 회퍼

전시를 보러가는 일은 가슴 설레는 일입니다. 곰브리치는 이렇게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미술관에서 그림을 보고 난 다음 거리 풍경을 둘러보라. 미술관을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세상 빛깔이 달라져 보일 거라고. 저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말 없는 작품들이 그 누구도 전해주지 않는 이야기를 들어주곤 하니깐요. Dialogue - 이우환 전 갤러리 현대, 12월 18일까지 이우환, Relatum-Expansion Place, 2008, 2 iron plates 230x25x1; 2 stones 60x60x60 이미지출처: http://artne.com/artfair/m_mall_detail.php?ps_ctid=02070000&ps_goid=136 이우환. 그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한국 작가입니다. 벌써 ..

소외된 인간 - 오치균 展, 갤러리 현대

내 마음 전부를 향기나는 솜털 이불같은 흰 구름 위에 가볍게 놓아두고 싶지만, 올해 들어서 그랬던 적이 언제였는가 싶다. 어쩌다가, 올해 단 한 번도 그랬던 적이 없었던 것같다. 즐거운 마음으로 보러 가던 전시마저도, 이젠 작가들의 작품 뿐만 아니라 그들의 삶 전체를 이해해야만 된다는 강박증을 가지게 되었고, 내가 그들과 함께 하게 되었을 때 내 역할은 무엇일까 고민하고 있었다. 어느새, 인생은 쓸쓸한 꿈 같은 것이고, 사랑은 떠나갈 어떤 것이라는, 바람직하지 못한 기분이 서른 후반의 나를 사로잡고 있었다. 가끔은 술에 취해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곤 하지만, 바로 다음 날 후회를 하곤 한다. 그 후회의 힘으로 몇 주간 디오니소스의 유혹에 자신을 지키곤 했다. 요즘의 나를 지탱하는 건 과거의 실패와 아픔들이..

오치균 - 진달래와 사북의 겨울

오치균 - 진달래와 사북의 겨울 Oh Chi Gyun - Azaleas and Winter in Sabuk 2007. 9. 6 - 9. 26 갤러리 현대 글을 쓰기 위해 억지로 생각에 잠겨보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전시 도록을 펼쳐보면서 그 때의 느낌을 되새겨보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참 어려운 일이다. 쉽지 않은, 어려운 일 앞에 서서 포기하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니 포기하는 것이 낫다. 끊임없이 포기하다 보면, 더 이상 포기하지 못하는 지점에 이르게 되겠지. 여름이 오면 진달래가 우리 눈 앞에서 사라지듯이. 오치균의 두터운 색채 앞에서 잠시 머뭇거렸다. 가까이서 보면 두텁게 칠해진 물감들만 보이고 멀리서 봐야만 형태가 보인다. 그는 보는 이에게 ‘적당한 거..

Behind Innocence, 갤러리 현대

Behind Innocence February 7-25, 2007 갤러리 현대 (* 저작권 관계 상 본 블로그에 있었던 작가들의 작품 이미지를 삭제합니다. 작품 이미지는http://www.galleryhyundai.com/new/kr/exhibitions/past73_1.htm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본 웹사이트는 개인 블로그이며, 올라와 있는 작품 이미지는 비영리적 목적입니다. 하지만 저작권을 득하지 못한 것들이 대부분이므로, 저작권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언제든지 삭제할 수 있습니다.) 1. 젊다는 것. 젊다는 건 뭘까. 이 물음 앞에서 언제나, 늘 머뭇거린다, 머뭇거렸다. 1994년, 창원, 지방 도시의 거친 먼지를 먹고 자란, 호텔 지하, 나이트클럽에서 나와, 뽀얀 내 손을 잡고 가던 그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