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11

근황 - 2020년 12월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하나가 튀어나온다. 최근 읽은 아티클의 문장은 기억해둘 만하다. - Your primary role as an agile leader is to create an environment that empowers everyone to be an innovative problem-solver. - Leadership begins with you: Your values, beliefs, strengths, and weakness drive your decisions and actions and demonstrate your true character. All of these factors affect your capacity to connect with and influence othe..

라틴어수업, 한동일

라틴어수업한동일(지음), 흐름출판 집에 있던 '라틴어-영어 사전'을 최근 버렸다. 이십여년 전 구한 사전이었다. 그 때만 해도 한글로 된 라틴어 교재는 거의 없었고 라틴-한국어 사전은 꿈도 꿀 수 없었던 시절이었다. 그나마 책을 읽으며 라틴어를 확인하는 용도로라도 필요하겠다 싶어 영국 옥스포드대학 출판사에 나온 작은 사전을 교보문고 외서 코너에서 구했다. 원서 강독을 하면서 자주 그 사전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인문학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한 지 십 수년이 지났고 더 이상 집 서가에 책을 꽂을 공간이 없어, 읽은 책들, 그래서 앞으로 더 이상 읽지 않을 책들을 버리는 중, 빛 바래고 낡은 그 사전도 함께 버렸다. 그리고 몇 달 후, 이라는, 이 책을 읽었다. , 큰 기대를 하지 않았고 딱 그 정도인 수필..

인생의 발견, 시어도어 젤딘

인생의 발견 The Hidden Pleasures Of Life 시어도어 젤딘 Theodore Zeldin (지음), 문희경(옮김), 어크로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책이다. 시어도어 젤딘이라는 학자를 알지 못했으며, 이 정도로 수준 높은 인문학 서적일 지 예상하지 못했다. 시어도어 젤딘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기 위해 다양한 인물들과 저서들, 그리고 관련된 인용과 이야기들로 책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동서양을 가리지 않았으며, 고대와 현대, 중세를 오갔다. 지역과 세대를 넘나들며 독자들로 하여금 사고의 틀을 깨고 범위를 넓힐 수 있도록 해주었다. 특히 '1866년 벵골에서 태어난 하이마바티 센Haimabati Sen의 기록'은 무척 흥미로웠으며, 뿐만 아니라 에이젠슈타인, 메버릭, 심복, 린네 등 각각의..

요즘 정치에 대한 인용

회사도 어수선하고 내 일상도 어수선하다. 예전같으면, 독서나 음악 듣기 - 아니면 새벽까지 이어지는 술자리 - 로 마음을 추스렸을 텐데, 요즘은 그것마저도 어렵다. 이 나라 마저도 어수선하니, '어수선'은 2010년대 전반기의 테마일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서울대 송호근 교수는 이런 말을 했다. "현재 한국 사회가 처한 현실이 1900년대 대한제국이 패망하기 직전의 상황과 거의 동형 구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의 내외적 상황과 지금의 내외적 상황이 100여 년의 차이는 있지만 본질에서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거죠." (관련 기사) 아마 후대의 역사가들은 190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을 '정치적 혼란기'로 정의내릴 것이다. 그런데 실은 우리는 해답을 알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러나 그것을 해야..

Answer-First Approach, 그러나 ...

Answer-First Approach라는 게 있다.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세우고 그 답이 맞는지 여부만 검토하는 것이다. 많은 전략 컨설팅 회사에서 이러한 접근법을 사용한다. 가설로 제시되는 그 답은 대부분 경험많은 전문 인력의 롤이다. 그리고 대체로 그 답은 어긋나지 않는다. 맞는지 여부에만 맞추어 자료를 찾기 때문이고, 이렇게 넓은 세상에 그런 자료가 존재하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을까.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블랙 스완'이 치명적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 하나의 예외적 사실이 그 전까지 존재하던 정보의 틀을 바꾸어버린다는 것. 그래서 나는 '서비스의 구축'보다 '운영'에 더 포커스를 맞춘다. 하지만 내가 지금 일하는 곳은 '구축'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서, 고객에게 더 많은 조언과 도움을 주고 싶..

8월의 어느 주말, 그리고 근황

마치 21세기의 새로운 목표를 40도로 잡은 듯, 서울 8월 기온은 연일 40도까지 올라가는 듯하다. 이런 더위, 낯설다. 아침에 일어나, 아파트 현관을 나가면, 밖에 절정에 이른 아열대성 더위 속에 야자수들이 길게 뻗어 있고 빽빽한 녹색으로 우거진 숲이 펼쳐질 것같다고 이야기하자, 아내가 너무 낙천적이라며 웃었다. (진짜 인도네시아나 필리핀에 온 기분이 든다.) 낙천적인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지난 주말에는 올해 처음으로, 한 페이지의 글도 읽지 않았다. 실은 서재가 너무 더운 탓이다. 무거워져 있는 머리 탓이기도 하다. 한 페이지라도 읽지 않으면 불안했는데, 책을 읽으려고 하면 8개월 된 아들 녀석의 소리가 들리는 탓에 읽지 못하고 거실에서 빈둥빈둥 거렸다. 최근 힘들게, 두 개의 글을 연기된 마감..

가끔, 아주 가끔

가끔, 아주 가끔 ... 그렇게 참고, 참고, 또 참고 ... 시간이 지나간다. 모든 것들이 선연히 보일 때, 정작 움직이지 못한다. 왜냐면 모든 것을 안다고 착각하기 쉽기 때문이고,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현명한 해답은, 늘 그렇듯이 '시간'이기 때문이다. ** 지난 주 목요일에 걸린 목감기(인후염)은 아직까지 현재 진행형이고. 잠을 8시간 이상 자는대도, 사무실에 오면 졸린다. 그간 쌓인 스트레스와 과로가 꽤나 심각한 모양이다. 이래저래 주변이 시끄럽고 어수선하기만 하다. 하지만 내 꿈은 단연코 '멋지게 사는 것'이었다. 청춘은 비에 젖지 않는다. 나는 청춘이고 싶다. 하지만 술에는 젖지, 아름다운 청춘은. ** 어제 배달되어 온 LP 관리 용품들이다. 크리닝 매트, 판솔, LP 스프레이. 이제 상점..

내 삶의 전략

내 삶의 전략? 실은 전략이랄 것도 없다. 지금보다 나이가 적었을 땐 제 멋에, 잘난 맛에 살았고, 굶어죽진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굶어죽지 않는다는 말만큼 무책임한 표현도 없다. 사람은 먹기 위해 살지 않는다. 그러나 '굶어 죽기야 하겠느냐'는 말을 상투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니, 우리들은 종종 우리가 무엇 때문에 살아가는가를 잊는 것이다. 어쩌면 잊고 싶을 지도 모를 일. 원하는 대로 살아지는 삶은 없다. 그렇다고 원하는 대로 못할 삶도 없다. 이 두 가지 삶 사이의 작은 길이 우리 삶의 길이 된다. 원하는 대로 살지 못하면서 원하는 대로 살려고 하니, 우리 일상은 한 없이 피곤해지는 것이다. 한 회사에서 이제 4년이 다 되어 간다. 조직 구성원도 두 배가 되었고 일도 많아졌다. 그리고 문득 내 위..

흐린 물가에서의 워크샵

월요일부터 화요일까지 상반기 회사 워크샵을 갔다왔다. 몇 가지의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여느 회사와 같이 힘들어하는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그간 쌓인 스트레스를 이야기 했다. 오랜만에 술에 취했고 마지막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새벽 세 시 넘게 술을 마셨으니... 언젠가 읽은 신문 기사에 산소가 많은 숲 속에서는 빨리 피로가 풀린다고 했다. 그래서 도시를 벗어난 숲 속에서는 술을 많이 마시더라도 술이 일찍 깨고 피로함을 덜 느낀다고. 그래서 그런 걸까. 몇 주 나를 힘들게 하던 현기증이 사라졌다,고 믿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그 현기증이 다시 오긴 했지만) 춘천시 인근 한강 옆이라 운치 있었지만, 발을 헛딛어 삐고 말았다. 발목이 퉁퉁 부었다. 급기야 오늘 아침 출근길에 한의원에 들려 침을 맞고..

전략 만들기 Crafting a Strategy

오래된 노트를 뒤적인다. 그리고 몇 자 덧붙여 다시 노트를 해본다. 이 노트는 아래 책을 읽기 시작하면 적은 것들이다. 사무실에 있는 책인가 했더니, 집 서가에 있는 책이었다. Strategic Management (11TH PKG, Hardcover) - Thompson, Arthur A., Jr./Mcgraw-Hill College 벌써 8-9년 전에 이 책을 혼자 읽겠다고 덤볐으니.. 초반 부분을 읽다가 그대로 서가로 들어가 먼지만 먹는 책들 중 한 권이 되었다. (책은 무척 좋다. 경영학 책은 무조건 최근 것이 좋다. 이유는 간단하다. 최근의 Case Study가 반영되었기 때문에) 책의 서두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Objectives are the "ends", and strategy is 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