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후 2

그 후, 그들의 사랑은 아마도

그 후 나쓰메 소세키 지음, 윤상인 옮김, 민음사 그는 아버지와는 달리 처음부터 어떤 계획을 세워서 자연을 억지로라도 자기의 계획에 맞추려드는 고루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자연이란 인간이 세운 그 어떤 계획보다도 위대한 것이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버지가 자연을 거역하고 자기 계획을 고집하게 된다면, 그건 버림받은 아내가 이혼장을 방패 삼아 부부 관계를 증명하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 228쪽 모든 일은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된다. 적어도 다이스케에게 있어선 그랬다. 그는 자연의 이치대로 그냥 그렇게 살고 싶었다. 아무 일도 기획하지 않으며 누군가를 괴롭히지 않으며 그냥 조용히 외부 세계와는 무관한 듯 그렇게. 다이스케는 책상 위의 책을 덮고 일어섰다. 약간 열려있는 툇마루의..

소레카라, 그 후엔, And Then~

"왜 저를 버렸지요?" 라고 말하고는 다시 손수건을 얼굴에 갖다 대고 또 울었다. - 나쓰메 소세키, '그후', 민음사, 286쪽 일요일 심야의 퇴근길 지하철 9호선에서 나쓰메 소세키의 '그 후'를 다 읽었다. 왜. 저를. 버렸지.요.?... 소설은 아무런 사건 없이 이어지다가, 마치 거친 골짜기를 며칠 째 헤매다가 무지개 낀 폭포를 만나는 듯한 느낌을 읽는 이에게 선사한다. 하지만 그건 슬픈 비극일 뿐이다. 나쓰메 소세키는 19세기말의 시선으로 현대인의 비극을 드러내고 있었다. 사랑을 늦게 깨닫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그런데 다이스케는 어리석었다. 며칠 전에 만난 그녀는 '그 후'를 '소레카라'로 읽는다는 걸 알려주었다. 프랑스 남편과 두 아이가 있는 동경으로 갔지만, 일본은 그녀의 나라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