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4

어수선하다

나라가 너무 어수선하다. 이렇게 된 데에는 크게 두 개의 배경이 있다. 첫째, 아무 생각 없이, 또는 잘못된 생각/판단으로 선거 때 2번을 찍은 국민들이 있다. 그러니 그냥 2번을 지지하고 찍은 국민들이 책임지면 된다. 그러니 1번 찍은 이들은 그냥 놔둬라. 둘째, 전 정부/정권 책임자들이 책임져야 한다. 그런데 그들은 아직도 자신들이 대단히 성공적인 정부/정권이라고 믿는 듯하여 화가 난다. 심지어 그 정부의 국무총리는 반성은 커녕, 정치에 큰 야망을 두고 있으니, 한심하기만 하다. 힘 없는 야당의 모습은 그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지방에서 서점을 하는 전직대통령은 뭐랄까, 그 기분은 알겠지만, 너무 태평한 건 아닌가 싶다. 그냥 아무 활동도 안 했으면. 하지만 이건 그냥 사소한, 지극히 개인적이고..

요즘 정치에 대한 인용

회사도 어수선하고 내 일상도 어수선하다. 예전같으면, 독서나 음악 듣기 - 아니면 새벽까지 이어지는 술자리 - 로 마음을 추스렸을 텐데, 요즘은 그것마저도 어렵다. 이 나라 마저도 어수선하니, '어수선'은 2010년대 전반기의 테마일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서울대 송호근 교수는 이런 말을 했다. "현재 한국 사회가 처한 현실이 1900년대 대한제국이 패망하기 직전의 상황과 거의 동형 구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의 내외적 상황과 지금의 내외적 상황이 100여 년의 차이는 있지만 본질에서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거죠." (관련 기사) 아마 후대의 역사가들은 190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을 '정치적 혼란기'로 정의내릴 것이다. 그런데 실은 우리는 해답을 알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러나 그것을 해야..

4월 11일 수요일

다시 한 번 이 나라가 부끄럽다. 정부에 반대하는 이름 없는 국민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고 사찰한 정부와 그것을 묵인한 정당에 대해 이토록 많은 이들이 지지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반대로 그런 정부와 정당 앞에서 그 어떤 메시지도, 호소력도 가지지 못한 야당은 더 형편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시간은 흐르고 봄은 올 것인가

자기 전 PD수첩을 통해 아랍 민주화 혁명에 대한 소식을 듣는다. 트위터를 통해 국내의 모 방송사에서는 리비아 시위대를 폭도로 표현했다는 이야기를 읽었다. 어떤 이들은 1987년의 서울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래, 지금 이 세상이 어수선하지만, 그리고 그 어수선함 속에 깊은 슬픔도 숨어있지만, 분명 어떤 미래를 이렇게 시작되기도 한다고 여긴다. 그리고 한참 뒤 나는 내가 발을 딛고 있는 이 땅을 생각해본다. 놀람과 경악, 당황스러움이 나를 스치고 지나간다. 비상식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누구 하나 나서서 큰 목소리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언론은 너무 조용하다. 연예 기사 읽을 시간도 없는데, 누가 정치, 사회 기사를 클릭해서 읽을까. 그래서 우리는 모든 것에 무관심해지고 있다. 실은 주변을 돌아볼 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