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6

그냥 비관적인 전망

어차피 내가 이 세상에 대해서 아는 건 단편적이다. 그리고 그런 단편적인 것들으로 어떤 연결고리를 만들면 아래와 같다. 요즘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1. 내가 지금보다 젊었을 때, 조선이라는 나라를 상당히 높이 평가했다. 세계사에서 유래가 없는 지식인들이 정치를 좌우하던 유일한 나라. 한 가문으로 오백년 이상 유지된 유일한 나라. 성리학과 정도전의 체계로 오백 년 이상 버틴 나라. 그러나 지금은 전혀 아니다.  세계사에서 유래가 없을 정도로 사악한 노예사회. 아비의 신분이 아닌 어미의 신분을 따라가는 보기 드문 나라. 노비문서가 있어 노비가 재산처럼 넘겨지던 나라. 소수의 지식인들은 싸웠으나, 대부분의 지식인들, 양반, 선비라고 하던 작자들은 자신의 안위만 살폈던 나라. 그런 나라였다. 심지어 임진왜란..

잡담 - 민희진, 의사파업, 강형욱, 대통령의 거부권

1. 민희진 인터뷰 영상을 보지 않았다. 유퀴즈에 나온 민희진을 보면서 좀 낯설다고 생각했다. 뉴진스의 자리인데, 프로듀서가 있다? 뮤지션들과 인터뷰를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었을 텐데 말이다. 그리고 이번에 보면서 혹시 그녀는 프로듀서 출신의 CEO가 아니라 스스로 예술가라고 여기는 건 아닌가 생각했다. 스스로 주목받고 싶어하며 뉴진스의 역량보다는 자신의 역량이 더 중요하고 부각되어야 한다고 여기는 듯 했다. 실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바람직한 기업 리더의 모습도, 올바른 의사소통도 아니었다.  하이브는 게임 업체들이 게임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나가듯 보이그룹이나 걸그룹, 혹은 뮤지션을 키우고 있다. 성공적인 접근인가에 대해선 별로 고민하지 않는 듯 보인다. 게임이 아니라 사람인데 말이지. 여러모로 하이브의..

어수선하다

나라가 너무 어수선하다. 이렇게 된 데에는 크게 두 개의 배경이 있다. 첫째, 아무 생각 없이, 또는 잘못된 생각/판단으로 선거 때 2번을 찍은 국민들이 있다. 그러니 그냥 2번을 지지하고 찍은 국민들이 책임지면 된다. 그러니 1번 찍은 이들은 그냥 놔둬라. 둘째, 전 정부/정권 책임자들이 책임져야 한다. 그런데 그들은 아직도 자신들이 대단히 성공적인 정부/정권이라고 믿는 듯하여 화가 난다. 심지어 그 정부의 국무총리는 반성은 커녕, 정치에 큰 야망을 두고 있으니, 한심하기만 하다. 힘 없는 야당의 모습은 그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지방에서 서점을 하는 전직대통령은 뭐랄까, 그 기분은 알겠지만, 너무 태평한 건 아닌가 싶다. 그냥 아무 활동도 안 했으면. 하지만 이건 그냥 사소한, 지극히 개인적이고..

대선 결과를 보며 나는 절망하고 좌절하고 슬퍼할 것이다.

잠을 설쳤다. 잠을 자지 못했다. 내일 출근을 위해 잠자리에 누웠으나, 쉬이 잠이 오지 않았다. 출구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정확한 예측. 온라인공간, 특히 Social Media는 에코챔버(echo chamber)현상이 심한 곳이다. 여론이 왜곡된다. 왜곡될수록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좋다. 그래서 포털이나 Social Media는 이 왜곡을 막지도, 막을 생각도 없다. 그러한 왜곡이 심하면 심할수록 트래픽은 늘어나고 광고 수익으로 이어진다. 이는 언론도 마찬가지여서, 이제 정론지 같은 건 없고 온라인에는 모두 ‘스포츠신문’화가 되었다. (* 예전에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전에는 흑백의 종이 신문과 컬러의 스포츠신문이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 흑백의 일간지를 구독했으며, 스포츠신문은 주로 터..

'대통령 인수위'와 '정책의 일관성'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교육 정책이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이나, 경제 정책, 국방 정책 등 대통령 인수위에서 하는 일들을 보면, 이전 정부에서 했던 일들은 다 잘못된 것들 투성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우습다. 그들은 지금 민심을 대단히 오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저의 투표율에, 국민의 과반수 이상은 대통령 당선자를 지지하지 않는다. 국정원이 그동안 헛짓 했다는 인수위에 들어가 있는 모 국회의원이 말이나 오늘 기사화된 국군 작전권 환수를 새로 논의해야 된다는 주장이나, 도대체 그런 말을 하고 싶을까. 인수위에 있는 사람들, 좀 신중해졌으면 좋겠다. 그 동안 세상이 바뀌었으면 얼마나 바뀌었다고 그러는 걸까. 내가 보기엔 정권이 바뀌어서 세상이 바뀌었던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그렇게 바뀌어 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