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3

올림픽과 예술 - JR (프랑스 예술가)

리오데자네이루의 어느 아파트 위에 설치된 높이뛰기 선수의 모습. 전형적인 프로퍼간다(propaganda)이지만, 보는 이의 시선을 잡아끄는 건 작품 자체가 가지는 완성도 때문일 게다. 프랑스 예술가인 JR은 이미 이 분야에선 세계적인 명성을 지녔다. 올해 봄, 그의 장기인 눈속임으로 파리 루브르 박물관을 이렇게 만들었다. 루브르 광장 앞 피라미드에 아래와 같이 작업한 것이다. 그의 의도는 분명했다. 1989년 미국인 건축가 I.M.페이에 의해 만들어진 투명 피라미드는 17세기 지금의 모습으로 재건축된 루브르 궁와 묘한 대비를 이루면서 근대와 대비되는 현대의 정신을 보여준다고 할까. JR는 이 투명 피라미드를 살짝 지우면서, 다시 이 유리와 철로 이루어진 피라미드에 담긴 어떤 태도를 되새기길 원하는 것이다..

루브르의 그뢰즈

로코코 시대의 성적인 메타포가 가득찬 작품을 어수선한 루브르 미술관 안에서 보았을 때, 대단한 감동이 밀려들진 않았다. 다만 책에서 보던 어떤 작품을 실제 보았다는 것 뿐. 장 밥티스트 그뢰즈는 18세기 시민-부르주아의 이데올로기를 대변한 화가로 알려져 있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그는 충실히 18세기 로코코적 여성들을 그렸다. 볼은 홍조를 띄고 창백한 피부와 마른 듯한 몸매에 성적인 분위기를 부각시키는 방식으로, 현실적인(정치-경제적인) 고통과 육체적 쾌락을 대비시켰다. 하지만 루브르에서 위 작품을 보고 아무런 배경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그걸 알기란 어려운 일이다. 소녀는 깨진 항아리 탓에 치마 가득 꽃을 들고 있다. 이 흥미로운 배치로 인해, 이 작품은 노골적인 로코코적 취향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요..

루브르와 세느강

길을 가다 사진을 찍었다. 며칠 날이 흐리다가 화창하게 해가 났다. 걸어 루브르에 갔다. 예술의 다리 위에서 세느강 동쪽으로 보면서 찍었다. 잠볼노랴의 '헤르메스'다. 날아갈 듯한 가벼움. 매너리즘 조각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조각작품이다. 폰토르모의 작품이다. 화사한 색감의 무너지는 듯한 라인들은 16세기 후반의 심리적 경향을 보여주었다. 성 제롬이 종교적 황홀경에 빠진 내용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종교적 황홀경을 표현한 작품들은 많다. 이들 작품들이 어떻게 변하는가를 보아도 무척 재미있는 스토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