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23

미적 현대와 그 이후, 한스 로베르트 야우스

미적 현대와 그 이후 - 한스 로베르트 야우스 지음, 김경식 옮김/문학동네 한스 로베르트 야우스, 『미적 현대와 그 이후』, 김경식 옮김, 문학동네, 1999. 서가에서 책을 꺼냈다. 책 표지를 펼치자, 1999년에 내가 이 책을 읽었음을 드러내는 메모가 보였다. 한창 공부를 할 때였고, 벌써 십 여 년이 지난 일이다. 내가 읽었던 문학 이론, 혹은 미학 관련 책들 중에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이 책에 대한 일반의 관심은 거의 없었다. 놀랍도록 선명한 입장으로 미적 현대 이후의 탈근대를 설명해 나가는 한스 로베르트 야우스에 대한 연구는 일부의 독문학 전공자에게만 해당되는 일인 듯 보인다. 그의 주저 중의 한 권은 ‘도전으로서의 문학사’는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이 된 듯, 문학과지성사에서는 절판을 시켰다. ..

캐비닛, 김언수

캐비닛 - 김언수 지음/문학동네 , 김언수(지음), 문학동네, 2006 쉽게, 아주 짧은 시간에, 힘을 거의 들이지 않고 다 읽을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잘 읽히고 종종 흥미 있는 이야기가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신기하고 낯선 스토리였지만,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수준의 스토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단지 이러한 스토리로 소설을 쓸 생각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확실히 나라면, 이런 소설을 쓰지도, 쓸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책 뒤에 실린 심사평의 일부는 동의할 수 있었고 일부는 동의할 수 없었다. 하지만 몇몇 이들의 높은 평가과 찬사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솔직히 나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평가들이 많았고, (심각하게)스스로 내가 이상한 독자나 평자가 아..

창녀, 넬리 아르캉

창녀 Putain 넬리 아르캉(지음), 성귀수(옮김), 문학동네, 2005. 1. 신시아에게. 신시아, 책에서만 보다 실제로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예뻤어. 나도 너처럼 마른 여자가 좋아. 그러니 네 외모에 대해선 그렇게 많이 이야기할 필요 없어. 그러면 그럴 수록 너는 예쁘지 않으니깐 말이야. 하지만 네 맑은 눈동자는 나에겐 부담스러웠어. 너의 눈동자는 궁지에 처한 17살 소녀가 세상에 대한 분노와 증오를 드러낼 때의 그 빛깔을 가지고 있더군. 그러나 소녀는 한없이 사랑하는 어떤 이가 마음을 열고 다가서기만 하면 금새 풀려버리는 그런 종류야. 신시아. 그러니, 그냥 울어버려. 그게 더 낫지 않을까. 다행이야. 너와 키스만 했다는 게. 아마 너와 관계를 맺었다면 너는 날 공격했을 꺼야. 형편없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