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33

세상의 모든 시간, 토마스 기르스트

세상의 모든 시간 - 느리게 사는 지혜에 관하여 토마스 기르스트(지음), 이덕임(옮김), 을유문화사   우연히 방문한 서점에서 산 작은 책. 의외로 재미있고 유용했다. 독후감을 쓰려다 보니, 예전에 읽었던 >의 저자이기도 했다. 글 스타일도 비슷하다. 이 책은 작은 칼럼들을 모아놓은 에세이집이다. 아무 페이지나 열어 읽어도 된다. 문화 칼럼 정도라고 할까. 다양한 작품들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데, 읽을 만하다.  그러고 보니, 뭔가 하나로 모아지진 않는다. 현대 문화/예술에 대한 트렌디한 감각을 알 수 있지만, 거기서 멈춘다. 대단한 통찰을 얻기 위한 책이라기 보다는 카페에 혼자 앉아 바깥 풍경을 보면서 읽기 좋은 책이다. 책의 시작은 상당히 좋지만, 뒤로 갈수록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도 흠이..

면접의 어려움

언제나 구성원을 채용하기 위한 면접이 제일 힘든 것 같다. 예전엔 아무렇지 않게 보았는데, 몇 번 사기 치는 면접자에게 당한 후 더 그런 듯하다. (* 여기서 '사기'라 함은 자신의 성과가 아닌 작업물로 어필하고 무조건 잘한다고, 질문에 대해서 교과서적인 답을 한 후 입사 후 막상 일하는 걸보면 면접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행위) 하긴,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결론적으로 조직에서 최고의 성과자도 내가 채용한 사람이고 최저 성과자도 내가 뽑았다. 지금에서야 내가 문제구나 하면서 반성 중이지만, 그 땐 정말 면접이 정말 싫었다. 계속 고민한 탓에 내 문제가 무엇인지도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역시 짧은 시간 안에 사람을 평가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면접 동안 나는 입사지원자를 최대한..

관성을 벗어나기 위해

기업의 중대한 손실은 대부분 관성에 시작된다.- 데이비드 푸비니, >(안종희 옮김, 더퀘스트), 128쪽  참 단순한 말인데, 계속 맴돈다. 아, 관성을 벗어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일상 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인데, 기업이라는 조직에서는 얼마나 어려울까. 원래 하던 대로 하면, 여러 모로 편하다. 대부분 대단한 성공은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 선방하고, 실패할 가능성은 낮아지며, 심지어 실패하더라도 회복할 수 있다. 원래 하던 대로 한다는 건 그만큼 경험이 쌓여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천천히 죽어가는 과정이라면 어떨까. 그래서 변화 경영(Change Management)를 시도하지만, 서류 양식 하나 바꾸는 것도 말들이 많은 마당에 이게 어디 쉬울까. 그러니 변화 경영을 위해서는 경영진 교체(Manage..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유현준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유현준(지음), 을유문화사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건축 관련 책은 흥미진진하다. 이유는 단순하다. 건축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그 시대를 구성하고 있던 사상이나 문화, 실제 살아가던 사람들의 일상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르네상스적 인간이라고 하였을 때, 건축가를 떠올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학자이면서 예술가이면서 사상가. 이것이 이상적인 건축가에게 요구되는 덕목이랄까. 이 책은 그런 측면을 맛보게 해준다는 점에서 일독을 권할 만 하다. 20세기 후반, 우리의 일상을 가장 크게 바뀐 발명품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휴대폰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다. 그것도 너무 대단한 발명품이긴 하다. 하지만 어떤 학자들은 '세탁기'라고 할 지도 모른다. 우습게도 '세탁기'..

마지막 지식인 - 아카데미 시대의 미국 문화, 러셀 저코비

마지막 지식인 - 아카데미 시대의 미국 문화 The Last Intellectuals - American Culture in the Age of Arademe 러셀 저코비Russell Jacoby(지음), 유나영(옮김), 고유서가 지식인의 위기는 비단 미국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어느 순간 정치적, 사회적 영향력을 가지던 지식인들이 사라졌다. 어떤 이유로 사라진 것일까. 이 책은 미국 지식인 사회의 변화를 서술하고 있으나, 한국 뿐만 아니라 서유럽 국가나 동아시아의 여러 나라에도 해당될 것이다. 각국마다 사정을 다를 테지만, 예전과 달리 다양한 시사 문제에 대해 글을 써서 공적인 담론을 형성하며 비판적 여론을 불러일으키던 지식인들이 천천히 사라졌다. 저자는 이러한 '공적 문화의 빈곤화'를 이야기하며 아..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 마크 피셔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 The Weird and The Eerie 마크 피셔(지음), 안현주(옮김), 구픽 마크 피셔Mark Fisher의 대표작은 이다. 마크 피셔를 읽겠다면, 보다 이 낫겠다. 나 또한 아직 읽지 않았지만. 내가 마크 피셔를 알게 된 계기는, Slow Cancellation of the Future라는 표현(에 나온 문구라는... 이 책은 번역되지 않았고 아마존 위시리스트에만 올라가 있을 뿐이다)때문이었다. 어떤 맥락에서 이 표현이 나왔는지 잊어버렸지만, 적어도 21세기 초반 젊은 세대들이 마주한 어떤 분위기라고나 할까. 얼마 전 치러진 선거도 이러한 분위기가 반영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야당에 대한 지지보다는 여당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반영된... 여튼 마크 피셔가 궁금하던 차에..

근황 - 2020년 12월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하나가 튀어나온다. 최근 읽은 아티클의 문장은 기억해둘 만하다. - Your primary role as an agile leader is to create an environment that empowers everyone to be an innovative problem-solver. - Leadership begins with you: Your values, beliefs, strengths, and weakness drive your decisions and actions and demonstrate your true character. All of these factors affect your capacity to connect with and influence othe..

효과적 커뮤니케이션, 크리스 아지리스 외

효과적 커뮤니케이션 크리스 아지리스 외(지음), 심영우(옮김), 21세기북스 사둔 지 오래된 책이다. 손이 가지 않다가 최근에 읽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실린 커뮤니케이션 관련 글들을 모은 책을 번역하였다. 영미권에서 몇 개의 중요한 비즈니스 잡지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손 꼽히는 것이 하버드비즈니스리뷰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상당히 도움이 될 만한 글들이나 논문이 실려, 나도 가끔 챙겨 읽는다. 최근에는 정기구독을 고민 중이다. 영어로 읽는 속도가 한글보단 아직 느린 탓에서 주저하고 있지만(영어로 읽을 시간에 한글로 몇 권 더 읽는 것이 더 효율적인 면도 있는 탓에). 8개의 글이 실렸으며, 초반 몇 편의 글은 상당히 시사적이다. 1. 듣는 것도 기술이다. 비즈니스는 의사소통 시스템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메소드 스타일Method Style, 에릭 라이언, 에덤 라우리

메소드 스타일 Method Style - 1등 기업과 싸우는 작은 회사의 7가지 집착 에릭 라이언, 애덤 라우리(지음), 구세희(옮김), 한빛비즈, 2013년 브랜드는 내부에서부터 시작된다. 메소드에서는 직원들이 바로 브랜드다. (106쪽) 번역 출판된 지도 벌써 7년이 지났는데, 이 책이 주는 울림은 상당하다. 지금이라도 찾아서 읽어야 되는 책이라고 할까. 특히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에 대해선 실제 비즈니스나 제품 기획에 있어서 어떤 방식으로 적용하고 실행할 수 있는가에 대한 탁월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이 책은 멋있는 디자인의 친환경 청소용품을 생산하는 캘리포니아의 별난 기업 메소드Method에 관한 책이다. (5쪽) 그리고 그들의 빠른 성장의 배경이 되는 (전략이 아닌) 집착..

변화경영을 이끌기 위한 10가지 원칙

가끔 영어로 된 비즈니스 아티클을 읽고 좋다고 여겨진 글을 블로그에 올리려고 하는데, 막상 해보면 쉽지 않다. 영어가 짧기도 하거니와, 이를 다시 한글로 옮기는데 시간이 걸린다. 결국 어느 정도 훈련이 필요한데, 늘 마음만 있을 뿐, 시간은 없다. 간단하게 옮겨놓는다. ** '10 principles of Leading Change Management'는 2014년 여름에 실린 아티클이다. 변화경영(Change Management)에 대한 글이다. 이 글의 서두에서도 언급되듯, 현대의 모든 기업은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는 건 당연히 여기고 있다. 따라서 뭔가 위기를 맞이하여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경영’ 자체가 일종의 기본 자세처럼 상시적 활동이라고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