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주의 4

위대한 사상들, 윌 듀란트

위대한 사상들윌 듀란트(지음), 김승욱(옮김), 민음사   바로 뻔뻔한 영웅 숭배. 모든 것을 평준화하고 아무것도 우러러보지 않는 시대에 나는 빅토리아 시대 사람인 토머스 칼라일과 같은 자리에 서서, 플라톤의 그림 앞에 선 조반니 미란돌라(이탈리아 르네상스 시기의 철학자)처럼 위인들의 신전에서 촛불을 켠다. (17쪽)  이 문장을 읽으며 웃었다. 뻔뻔하긴 하다. 보통선거의 시대. 모든 이들에게 투표권이 주어진 시대. 아무리 불평등이 심하다고 하더라도, 과거 어느 시대와 비교하더라도 평준화되고 아무것도 우러러보지 않아도 되는 시대다. 그래서 영웅이 사라지는 시대인가. 아니면 그 영웅의 자리에 팝 가수나 배우들이 자리잡은 시대인가.  이런 역사관에 누구보다 중대한 영향을 미친 사람은 바로 카를 마르크스다. ..

미래를 말하다, 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 The Conscience of a Liberal 폴 크루그먼Paul Krugman(지음), 예상한, 한상완, 유병규, 박태일(옮김), 현대경제연구원BOOKS, 2008년 ‘미래를 말하다’라는 번역서의 제목은 어울리지 않는다. 폴 크루그먼이 미래를 위해 이 책을 쓴 것 같지 않고 독자가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미래에 대한 어떤 조망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대신 이 책을 통해 지난 약 백 년간의 미국 정치 지형의 변화와 이로 인해 심해진 경제적 불평등을 알 수 있다. 동시에 한국 사회도 미국 사회와 비슷해지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고 할까.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은 2008년도에 번역 초판이 나오고 2009년에 나온 32쇄본이다. 엄청 팔린 책인 셈이다. 폴 크루그먼의..

공부하는 보수, 이상돈

공부하는 보수, 이상돈(지음), 책세상 서평집이다. 두껍다. 색인까지 포함하면 700페이지가 넘는다. 하지만 쉽게 읽힌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문제는 '보수'라는 단어인데, 이제는 그 단어가 조금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현실 속에서 생각할 때, 이명박 정권은 보수를 표방하고 들어선 첫 정권이었지만 독단적인 궁정 운영과 부패, 비리 의혹으로 얼룩져 실패한 정권이었다. 박근혜 정권은 그런 오점을 청산하고 태어난 합리적인 보수정부이기를 기대했건만, 지금까지의 결과로 봐서는 더 이상 기대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한 보수정권은 부패했고, 또 다른 보수정권은 무능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 생각하니 허무하다. - 11쪽 ~ 12쪽 그래서 이 책은 현 정권과 이전 보수 정권에 대한 반성이 담겨 ..

Edmund Burke

Reflections on the Revolution in France를 읽고 싶어졌다. 보수주의라는 이데올로기는 버크에게서부터 시작된다. 이 비관적이며 냉정한 합리주의자로부터 시작된 보수주의는 버크 이후, 버크의 논의를 뛰어넘은 이가 없다고 한다. 그가 지적했던 지점들에서 많은 자유주의자들과 사회주의자들이 머뭇거리는 듯 보인다. 반동분자가 아니였던 버크는 프랑스 혁명 전에 프랑스 혁명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서 예언하였고 영국 사회를 보호하는 데 성공했다. "... 그가 근본에 있어 비관론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도대체 모든 사람이 여기 이 지상에서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절대로 믿지 않았다. ... " (* 크레인 브린튼, , 475쪽) **** 올해 여러 책들을 읽으면서 가장 궁금한 책이다.에드먼드 버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