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잔티움 2

하기아 소피아 성당

몇 년 전에 갔던 터키 이스탄불(옛날의 비잔티움)의 하기아 소피아 성당 사진을 올린다. 서양사에서 비잔티움은 이방인의 역사다. 그런데 15세기까지 로마 원로원이 있었고 로마 귀족들이 있었던 동로마제국의 비잔티움이 서양에서는 이방인의 역사였다는 건 나에겐 무척 낯선 일이다. 서양사에서 비잔티움은 동로마제국으로만 잠시 언급될 뿐, 자세하게 설명하는 책을 보기란 어렵다. 아마 이 지역의 후손들이 그리스-로마의 후손이 아니라 알라와 마호메트의 후손이 된 탓일까. 현재 남아있는 하기아 소피아 성당은 바로 옆의 블루 모스크에 비한다면 규모가 작고 다소 볼품 없어 보이지만, 이 성당이 지어질 서기 5세기 때에만 하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 건축물이었으며, 이 당시에 하기아 소피아 성당의 돔을 설계하고 올릴 수 있..

호메로스에서 돈키호테까지

호메로스에서 돈키호테까지 윌리엄 L. 랭어 엮음, 박상익 옮김, 푸른 역사, 2001 우리는 종종 우리가 역사의 세계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잊곤 한다. 그래서 우리의 삶이 역사적으로 평가받고 우리가 역사의 주체이며 역사를 만들어간다는 사실을 잊고 시간이 지나고 감정적인 편린들이 사라지고 어떤 현상이나 사건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었을 때, 그때서야 비로소 ‘역사의 세계’ 속에 들어서게 되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즉 현재의 시간이 그 생생함을 잃어버리고 나서야 비로소 ‘역사의 세계’가 시작된다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감정적인 편린들의 사라짐과 객관적인 시각의 확보는 시간의 흐름과는 무관한 것이다. 단적인 예로 박노자의 (한겨레신문사)은 현재의 대한민국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읽어낸 보기 드문 책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