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3

페이퍼, 정재승, 오픈 릴레이션십

아직도 이 잡지가 나오고 있나 싶어 한 권을 주문해 읽었다. 예전엔 월간지였는데, 이젠 계간지로 나오고 있다. 생각보다 읽을만한 내용이 많지 않다. 살짝 어정쩡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프랑스로 떠났던 소설가 신이현이 한국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이 잡지를 통해 알았다. '거참, 이게 언제적 이야기인데'라며 묻는다면, 나로선 할 말이 없다. 2020년 한 해 동안 사람들과 소설이나 소설가, 혹은 문학이나 철학, 미술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사실이 나를 절망으로 몰고 가던 시절은 이미 지났다. 그래서 자주 나는 "내가 왜 이 책을 읽는가"라고 묻는다. 스스로에게 물어도 답은 없다. 그저 습관처럼 읽고 언젠간 도움이 되겠지 정도랄까. 페이퍼 편집장은 그대로인 듯 싶다. 이름이 똑같으니까..

살인과 사형

"오늘 사형 평결은 정의에 관한 문제이지 결코 보복의 차원이 아닙니다. 보복은 신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입니다. 문명화된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지켜야 할 규칙들이 있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준 결정입니다. 이 사건이 준 상처는 마치 날카로운 날을 갖고 있는 구멍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그 날은 무뎌지겠지만 여러분 가슴과 영혼속의 구멍은 결코 지워지지 않을 것입니다." "내 아내는 정말 선한 간호사였습니다. 자신이 일하던 병원에 어린 환자들이 찾아오면 성심을 다해 돌봐주곤 했습니다. 막내 딸은 아직 세상을 알지 못하던 천사같던 아이였습니다. 큰 딸은 똑똑하고 미래가 창창한 아이였습니다." 하루에도 무수한 사건들이 일어나, 여과없이 TV/신문/인터넷을 통해 보여지고 알려지는 요즘, 모든 슬프고 나쁜 ..

인 콜드 블러드, 트루먼 카포티

인 콜드 블러드 - 트루먼 카포티 지음, 박현주 옮김/시공사 1. 주기적으로, 떠올리기조차 싫은 끔찍한 살인사건들이 있었다. 그리고 방송과 신문들은 그 사건을 연일 다룬다. 사람들의 궁금함을 풀어주기 위함이지만, 실은 자신들의 수익모델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나와, 자신들의 전문적인 시각에서 바라본 그 사건의 의미와 해석을 쏟아낸다. 실은 사건의 직접적인 당사자와 피해자, 혹은 그들의 가족에는 아무런 위로도 되지 못하며, 아무런 예방 효과도 가지지 못하는 이야기만 떠들어댈 뿐이다. 먼 훗날, 사람들은 그런 사건들을 기억할까? 아마 정신이 나간 몇몇 보수주의자들은, 전쟁 땐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다며, 애써 그런 사건들의 의미를 축소시킬 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런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