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 3

기억 서사, 오카 마리

기억 서사오카 마리(지음), 김병구(옮김), 교유서가   많은 사람들이 이스라엘을 비난하지만, 이스라엘 안에서도 전쟁을 하는 자신의 나라를 비난하고 그러지 말라고 소리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주류 언론에선 그들을 다루지 않는다. 이는 일본도 비슷하다. 중국은 죽거나 추방당했다. 사람들은, 한국이나 일본, 영국이나 프랑스에 살고 있는 것과는 상관없이(문화적 배경이나 지역적 차이와 무관하게) 대체로 자주 듣고 읽게 되는 것으로 편향되기 마련이다. 일종의 반복 학습이랄까, 그래서 아무리 사실을 그대로 옮기더라도 한 번 편향된 시선을 가지면  아래선 대부분의 것들은 잘못 이해되고 그것으로 인해 끔찍한 비극이 생기기도 한다(이를 알튀세르는 이데올로기적 국가 장치로 정의한 바 있다). 어쩌면 아우슈비츠도 그런 ..

서사의 위기, 한병철

서사의 위기 한병철(지음), 최지수(옮김), 다산북스   정보, 이야기, 스토리텔링, 서사 등에 대해 논하는 이 책은 빠르게 변화하고 발전하는 현대, 디지털 세계가 숨기고 있는 의미를 묻는다. 실제로는 자기 묘사에 다름이 없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스토리'도 사람들을 끊임없이 고립시키고 있다. 이야기와 달리 스토리는 친밀감도, 궁감도 불러내지 못한다. 이들은 결국 시각적으로 정식된 정보, 짧게 인식된 뒤에 다시 사라져 버리는 정보다. 이들은 이야기하지 않고 광고한다. 주목을 두고 벌이는 경쟁은 공동체를 형성하지 못한다. (121쪽)  물론 여기에 대해 동의하지 않을 수 있고, 동의하더라도 그래서 뭘, 어떻게 하자는 말인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대체로 한병철의 책들 대부분은 어둡고 우울하다.  다행..

부영사, 마르그리트 뒤라스

부영사 -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정우사 부영사 마르그리트 뒤라스. 민음사. 1984. (민음사 이데아 총서 중 한 권으로 번역되어 나왔다.) 계절풍의 어슴푸레한 빛 속에. (98쪽) 그들은 계절풍 속에 있다. 그런데 그들은, 혹은 그녀는 누구를 기다리는 것일까. 아니 무엇을, 어떤 행동을, 단어와 단어 사이에서 독자들에게 보여주려는 것일까. 그러나, 불행하게도 난 그 단어와 단어 사이에서, 혹은 계절풍 속에서, 끊어질 듯 이어가던 서사(narrative)의 가느다란 숨소리를 놓치고 말았다. 그 ‘놓침의 독서’는 나의 기억 속에 몇 개의 이름만을, 몇 명의 존재만을 남겨놓았을 뿐이다. 그, 그녀, 그, 그녀, 그, 그, ...... 그와 그 사이, 그와 그녀 사이, 그녀와 그녀 사이, 그녀와 그녀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