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철학 5

서양철학사, 윌리엄 사하키안

서양철학사 History of Philosophy윌리엄 사하키안William Sahakian(지음), 권순홍(옮김), 문예출판사 1. 서로 얽혀있는 것이다. 칸트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원불변하는 진리를 찾고 이를 지성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인류의 분투가 필사적으로 이어졌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있는 이 세계가 불완전하고 저기 완전한 세계가 존재하고 이 세계와 저 세계의 관계부터 파악해야 한다. 이것의 역사를. 철학의 입장이 아닌 예술사의 입장에서 이 곳과 저 곳의 대비는 세계에 대한 비관적 인식의 시작이며, 어떤 절망이, 보이지 않는 슬픔이 이 세계 전반에 물들고 얼마 지나지 않아 플라톤적 신비주의가 밀려들 것임을 예감케 한다. 플라톤이 말했던 이데아는 중세의 신으로 변화하고 칸..

비트겐슈타인, 논리-철학 논고 Tractatus Logico-Philosophicus

선생님께서 강의를 위해 손수 적으신 노트를 보내주셨다. 이에 비트겐슈타인의 한글번역본을 주문하고 영어 번역을 구했다. 학부 시절, 강의 시간에 '비트겐슈타인'이라는 철학자에 들은 바 없다는 건 죄악이다. 아무리 문학 전공이라고 해도. 학생들에게 미래가 없는 건 그 학생들의 선생들에게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대학 시절 지적(知的) 자극을 제대로 받지 못했음은 종종 내가 대학 잘못 선택해 갔나 하는 생각이 든다(하긴 다른 대학엘 갔어도 마찬가지였을 듯).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을 읽으면, 꽤 우울해지겠구나. 하지만 우울(melancholy)이란, 천재들의 기질임을!! 아래에선 비트겐슈타인의 를 독일어 원문 - 영어 번역(the Ogden (or Ogden/Ramsey) transl..

철학 공부를 하는 이유 - 아포리즘 철학

결국 철학은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가를 말해주기 위해 존재한다. 오랜 철학적 탐구가 세계와 우리 자신에 대해 무엇인가를 말해주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철학은 기껏해야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지, 왜 모를 수 밖에 없는지, 새로운 앎은 어느 지점에서 개시되어야 하는지를 말해줄 뿐이다. 이것이 몽테뉴가 말한 바 "내가 무엇을 아는가?"의 의미이다. 따라서 철학은 우리에게 겸허하라고 말한다. 오랜 탐구 끝에 우리는 기껏해야 우리가 큰 무지에 잠겨 있다는 사실을, 또한 무지에 잠기는 것이 우리의 운명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뿐이다. 위대했던 니콜라우스 쿠자누스가 신과 관련해 "무지無知의 지知"에 대해 말할 때 그는 인간의 한계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 조중걸, '아포리즘 철학', 서문 중에서, 한권의 책 아포리즘..

플라톤, '항연'(Symposion)

향연 - 플라톤 지음, 강철웅 옮김/이제이북스 향연 플라톤(지음), 강철웅(옮김), 이제이북스 * 이 글은 '독서모임 빡센'의 5월 모임에서 오고간 이야기를 정리한 글입니다. 정리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던 관계로 문장의 비약이나 비문이 있을 지도 모릅니다. 궁금하신 점은 댓글을 달아주시면 아는 만큼 답글을 달도록 하겠습니다. 1. 번역서의 선택 를 옮길 때 늘 걸리는 것이 ‘필리아’(그리고 ‘에로스’)였고 말하자면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해맸다. 결국 선택은 ‘사랑’을 ‘필리아’에 주고 ‘연애’를 ‘에로스’에 주는 방식이었다. 그 때 해둔 고민 때문에 이번에는 그 말들로 인한 문제 많은 시간을 잡아먹지는 않았다. 같은 옮긴이가 앞선 에서는 ‘필리아’에 ‘사랑’을 주었다가 이제 에서는 ‘에로스’에 ..

프란시스 베이컨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1561-1626) 베이컨은 르네상스 시기의 인물이다. 그래서 그의 위치는 중세와 근대 사이에 있다. 분명 그는 현재 우리가 이야기하는 경험론 철학의 선구자이다. 하지만 그는 모든 종교적 신앙은 철학의 범위에서 제외해버렸다. ‘우리는 신에 관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우리는 감탄하고 숭배할 뿐이다. 철학은 눈에 보이는 세계와 인생을 그 대상으로 삼는다’. ‘이 인생이라는 극장에 있어서 관람객의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신과 천사 뿐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리하여 그는 ‘인간은 자연의 하인이요 해석자인 까닭에 자연의 진행을 사실에 있어서 또는 사유에 있어서 관찰하는 한계 안에서만 행위하고 이해할 수 있다. 이 한계를 넘어서서는 인간은 아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