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 9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지그문트 바우만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 가진 것마저 빼앗기는 나에게 던지는 질문 지그문트 바우만(지음), 안규남(옮김), 동녘, 2013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뒤늦게 읽는 건 아닌가 생각했다. 2013년에 번역되었으니, 이 무렵 이 책을 읽었다면 어땠을까. 그 동안 나는 이 문제, 경제적 불평등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 언제나 쫓기듯 살아왔다. 어쩌면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그럴 것이다. 저 거대한 외부 세계가 어떻게 변해가는가에 이해가 점차 옅어지고, 관심 마저도 둔해져 하루하루, 혹은 한주한주 벌어지는 회사 일에 치여 멍청해지고 있었다. 그러나 저 세계에서의 사소한 변화가 우리 개개인이 살아가는 이 작고 소중한 일상에는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상처와 고통을 줄 수 있음을 잊지 말자. 이 책이 씌여..

불의(Injustice)와 경제적 불평등

모든 아동의 7분의 1은 오늘날 비행청소년과 마찬가지로 취급받고, 모든 가계의 6분의 1은 사회 기준에서 배제된다. 그리고 사람들의 5분의 1은 그럭저럭 살아가기도 버겁다. 약 25퍼센트 사람들이 생필품을 감추지 못하거나 어렵게 구한다. 이렇게 풍족한 시대에! 이제 3분의 1은 식구 중 누군가가 정신질환을 앓는 가정에서 살고 있다. 이러한 통계는 대안적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능력과 그 선택이 얼마나 제한적인지를 알려준다. - 다니엘 돌링, , 21세기북스, 2012년, 405쪽 2011년 영국에서 나온 책을 2022년 한국 서울에서 읽는다. 불평등에 대한 책이다. 좀 뒤늦게 읽지만, 세상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다. 도리어 그 불평등함은 더 심해졌다. 어쩌면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논의는 신자유주의에..

어떻게 자유주의에서 벗어날 것인가, 알랭 투렌

어떻게 자유주의에서 벗어날 것인가알랭 투렌(지음), 고원(옮김), 당대 다소 급하게 읽은 것일까. 투렌이 이야기하는 ‘2와 2분의 1 정치’를 제대로 이해한 것일까. 미심쩍긴 하다. 실은 이런 고민할 시간이 없다. 내일은 월요일, 출근을 해야 하며, 나를 기다리는 몇 개의 회의가 있고, 내가 채워야 문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나도 월급쟁이인 형편에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이상한 위치에 서 있으며, 똑똑하고 성실하게 일하지 않는 자를 매우 싫어하는 전형적인 관리자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처럼 고객 제일주의를 표방하며 고객에게 욕을 들어가면서 꿋꿋하게 자리를 리더의 모습을 지키려고 애쓴다. 이런 내가 알랭 투렌의 10년도 더 지난 책을 읽는다고 해서 내 삶이 변하거나 내가 갑자기 ..

달러의 위기, 그리고 우리의 일상

“요즘 젊은 현대인들은 우유나 달걀 같은 음식들이 식료품점에서 오는 것인 줄 안다. 그리고 돈만 있으면 세상 모든 것을 다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화폐의 가치와 정부의 통화 정책에 따른 사회 변화에 대해 진지한 물음을 던져봐야 한다. 돈의 가치는 왜 자꾸 악화되는지, 화폐를 늘려서 누가 이익을 보게 되고 이것을 누가 소비하고 있는지, 국가 재정 악화로 희생자가 되는 건 누구고 그런 상황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런 질문을 던지다 보면 지금 경제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임을 알 수 있다.” - 찰스 고예트 그런데 '지금 경제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임'을 알고 있는 이가 몇 명쯤 될까. 그리고 알게 된다고 해서 뭘 할 수 있는 걸까? 반 세계화, 반 신자유주의 운동에 동참하는 것이 대안이 될..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부키 23 things they don't tell you about Capitalism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더 나은 자본주의를 말하다. 이번에도 논쟁적이었다. 하지만 이는 편가르기가 아니다. 편가르기 전에 서로를 탐색하기 위한 전초전의 의미를 띈다. 편이 나뉜 뒤에는 서로 어떻게 다른가를 알기 때문에, 대화나 협상이 보다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 협상이 아예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까지도. 이 또한 불필요한 논쟁을 줄이고 빨리 결론을 내는 방법 중의 하나다. 그러나 장하준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먼저 편가르기부터 하고 있다. (1) 그리고 그 편가르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장하준이다. 하지만 그의 책은 유별나다. 장하준의 ..

쾌도난마 한국경제, 장하준/정승일

쾌도난마 한국경제 - 장하준 외 지음, 이종태 엮음/부키 쾌도난마 한국경제 장하준/정승일, 부키 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주문하려다가 '쾌도난마 한국경제'를 읽었다는 사실을 기억했다. 그리고 오래전에 쓴 리뷰를 한 번 찾아보았다. 장하준의 첫 번째 책인 '사다리 걷어차기'는 대중적인 책이기 보다는 학술 서적에 가깝다. 하지만 선진국, 개발도상국, 후진국 사이의 문제를 집요하고 충실한 논거를 바탕으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책이지만, 일반독자가 읽기에는 조금 부담스럽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보자면, '쾌도난마 한국경제'는 쉽게 읽힌다. 하지만 이 책은 요즘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 노무현 정부 때,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이 인터뷰 책은..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시대가 바뀌고 있다

* 다산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퍼온 글입니다. 미국 경제를 중심으로 한 현재의 세계 경제 위기는 근본적으로 신자유주의 경제 시스템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오늘 아래 내용의 메일레터가 왔네요. 이에 통채로 옮깁니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시대가 바뀌고 있다 인터넷 사회과학 연구 네트워크(social science research network)에서 논문 다운로드 회수 1위인 학자가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젠센(Michael C. Jensen)이다. 젠센 교수의 논문 다운로드 회수는 무려 31만 4천여 건으로 2위인 22만 6천여 건의 유진 파마(Eugene Fama)를 월등히 앞서고 있다. 80년대 금융자유화와 97년 외환위기로 신자유주의 확산 젠센은 금융자유화와 주주가치경영을 주장한 신자유주의의 핵..

오늘의 세계적 가치, 브라이언 파머

오늘의 세계적 가치(Glabal Values 101) 브라이언 파머 외 엮음, 신기섭 옮김, 문예출판사 이 책의 서평을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그런데 서평보다는 간단하게, 그리고 강력한 어조로, 16명의 반-정부적이며 반-기업적이고 반-시장적인 학자, 활동가, 기업인, 언론인들이 나와 하버드대 학생들과 나눈 대화 하나하나 모두 주옥같아서, “무조건 사서 읽어보세요! 이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에요!"라고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16명의 실천적 지식인들, 가령 우리에게 잘 알려진 하워드 진이나 노엄 촘스키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여러 실천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들과 하버드 대학생들과의 인터뷰를 담고 있는 이 책은 이 세계를 올바른 방..

사다리 걷어차기, 장하준

장하준(지음), 형성백(옮김), , 부키 선진국들은 자신들이 경제 발전을 도모하던 시기에는 보호 관세와 정부 보조금을 통해 산업을 발전시켜 놓고 정작 지금에 와서는 후진국들에게 자유 무역을 채택하고 보조금을 철폐하라고 강요한다. 과거 자신들은 여성, 빈민, 저학력자, 유색 인종에 대해서는 투표권조차 주지 않았으면서 지금은 후진국들에게 민주주의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면 경제발전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자신들은 다른 나라의 특허권과 상표권을 밥 먹듯이 침해했으면서도 이제는 후진국들에게 지적 재산권을 선진국 수준으로 보호하라는 압력을 넣는다. (8쪽) 이 책은 위 인용된 문장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수많은 자료들을 정리하고 분석한다. 아니 수많은 자료들을 찾고 분석해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