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치균 3

오치균 - 빛, 노화랑

오치균 - 빛 2014. 06.11 - 06.25 노화랑 Gallery Rho, 서울 Seoul Armani lamp on the Santa Fe bench | acrylic on canvas | 116x78cm | 2013 출처: http://www.rhogallery.com/ 연필로 글씨를 쓰는 나는 오치균의 손가락과 그의 손가락이 화폭에 남긴 흔적들에 각별한 친밀감을 느낀다. 연필로 쓰기는 몸으로 쓰기다. (중략) 오치균이 손가락으로 물감을 으깰 때 재료가 육체와 섞이는 그 확실한 행복감을 나는 짐작할 수 있다. 재료를 장악하고 그 재료를 육체화해서 재료를 마소처럼 부릴 수 있는 자만이 예술가인 것이다. 언어는 기호이고 또 개념인 것이어서, 나는 오치균이 색을 부리듯이 말을 부리지는 못한다. 그래서..

소외된 인간 - 오치균 展, 갤러리 현대

내 마음 전부를 향기나는 솜털 이불같은 흰 구름 위에 가볍게 놓아두고 싶지만, 올해 들어서 그랬던 적이 언제였는가 싶다. 어쩌다가, 올해 단 한 번도 그랬던 적이 없었던 것같다. 즐거운 마음으로 보러 가던 전시마저도, 이젠 작가들의 작품 뿐만 아니라 그들의 삶 전체를 이해해야만 된다는 강박증을 가지게 되었고, 내가 그들과 함께 하게 되었을 때 내 역할은 무엇일까 고민하고 있었다. 어느새, 인생은 쓸쓸한 꿈 같은 것이고, 사랑은 떠나갈 어떤 것이라는, 바람직하지 못한 기분이 서른 후반의 나를 사로잡고 있었다. 가끔은 술에 취해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곤 하지만, 바로 다음 날 후회를 하곤 한다. 그 후회의 힘으로 몇 주간 디오니소스의 유혹에 자신을 지키곤 했다. 요즘의 나를 지탱하는 건 과거의 실패와 아픔들이..

오치균 - 진달래와 사북의 겨울

오치균 - 진달래와 사북의 겨울 Oh Chi Gyun - Azaleas and Winter in Sabuk 2007. 9. 6 - 9. 26 갤러리 현대 글을 쓰기 위해 억지로 생각에 잠겨보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전시 도록을 펼쳐보면서 그 때의 느낌을 되새겨보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참 어려운 일이다. 쉽지 않은, 어려운 일 앞에 서서 포기하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니 포기하는 것이 낫다. 끊임없이 포기하다 보면, 더 이상 포기하지 못하는 지점에 이르게 되겠지. 여름이 오면 진달래가 우리 눈 앞에서 사라지듯이. 오치균의 두터운 색채 앞에서 잠시 머뭇거렸다. 가까이서 보면 두텁게 칠해진 물감들만 보이고 멀리서 봐야만 형태가 보인다. 그는 보는 이에게 ‘적당한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