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2

십분의 일을 냅니다, 이현우

십분의 일을 냅니다 이현우(지음), 알에치코리아 와인을 좋아한다. 와인바에 자주 갔다. 와인을 마신 지도 벌써 이십년이 넘었구나. 그 때와 비교해 와인이 참 많아졌다. 이젠 일반적이다. 원두를 갈아 드리핑해서 마신 지도 십 수년이 지났다. 이것도 이제 대중화되었다. 일반화되고 대중화된다는 건 한 편으론 반갑고 한 편으로는 싫다. 한 땐 아는 척이라도 했는데, 지금은 아는 척 하기 쉽지 않다. 이 책은 을지로에 있는 와인까페 '십분의일' 창업기(?) 비슷한 책이다. 드라마 PD로 있던 직장인이 어떤 계기로 아는 이들과 함께 창업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도서관에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같아서, 혹시라도 내가 카페나 와인바 같은 걸 창업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읽었다. 그냥 읽을 만했고 솔직담백한 ..

이사와 근황

작은 집으로 이사를 했다. 이런저런 이유가 겹쳤다. 결국 감행했다. 그리고 책을 버렸다. 백 권 넘는 책들을 버렸다. 어떤 책은 지금 구할 수 없는 것이고 어떤 책은 지금 읽어도 흥미진진한 것이다. 책마다 사연이 있고 내 손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주인집 할머니의, 폐기물 사업을 하는 지인이 가지고 가기로 하였으나, 몇 주 동안 그대로 있길래 동네 헌책방 아저씨를 불렀다. 아침 일찍 아저씨는 작은 자동차를 끌고 와서 책을 살펴보았다. 권당 만원씩으로만 따져도 백만원치였지만, 아저씨는 나에게 삼만원을 건네주었다. 그러면서 요즘에도 이렇게 책을 읽는 이가 있구나 하는 혼잣말을 했다. 그 옆에 서서 삼만원을 들고 서 있던 나... 버릴 예정이었으니, 삼만원도 큰 돈이다라고 생각했다. 요즘은 일이 너무 많아,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