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2

제주 쌍둥이횟집

식사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맛이다. 그 다음은 분위기이고, 같이 간 사람도 중요하다. 지난 연말 휴가 때 갔던 제주 쌍둥이횟집은 그 유명세만큼이나 번잡스러웠다. 들어갈 때도 정신이 없었고 나올 때도 정신이 없었다. 너무 시끄러웠다. 대기표를 받아 기다려야 했고 수십분은 기본이었다. 이렇게 기다려서 먹는 음식이 감동적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그렇진 못했다. 그 정도로 장사가 잘 되는 곳이고, 다른 곳보다 싸게 횟감이나 식재료를 구할 수 있을 테니, 양이 많다고 좋아할 필요는 없을 듯 싶다. 실은 양이 많다고 알려져 있으나, 저렴한 횟집에서 그 가격대로 못 먹는 것도 아니니, 양이 많은 것도 아니다. 그냥 그 가격대에 맞추어 나오는 것이다. 그냥 놀러가서 사람들이 가득한 곳에서 정신없이 ..

기억의 정치, 권귀숙

기억의 정치 - 권귀숙 지음/문학과지성사 현재 진행형이다. 아마 그렇게 '현재 진행형'으로 있다가 묻혀질 것이다. 현대 한국 내에서 끊임없이 권력에 의해 자행되어 온 대량학살이 이야기되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는다. 하긴 대량학살이 자행되기 시작한 것도 채 100년이 되지 않으니(일제, 광복 후 미군정, 한국전쟁, 이후 이승만 정부와 군사정권들에 이르기까지), 젊은 세대로 속하는 우리들에게 대량학살은 아주 먼 이야기일 뿐이다. 직간접적으로 강요된 침묵 속에서 한국에서 일어난 대량학살은 아주 먼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어쩌면 '기억'을 수집하고 분석하며, 여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은, 이젠 증언을 할 사람들마저 불합리했던 과거 속으로 사라져갈 때, 슬프고 고통스런 과거이지만, 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