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13

구조 조정과 그 책임

총선이 끝나자, 본격적으로 ‘경제’ 이야기가 나오고 조선산업과 해운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IMF 이후 구조조정에 대한 저항이 사라지기 시작하다가, 이명박 정권 이후에는 구조조정은 기업/산업의 일종의 문화가 된 듯싶다. ‘위기’라는 단어가 나오기만 하면 ‘구조조정’, ‘대량해고’, ‘대량실업’이 나온다.(1) 그리고 은연 중에 주류언론에서는 ‘정치’의 문제를 ‘경제’의 문제로 옮겨버린다. 최근 ‘한국 조선업의 위기’를 보도하는 기사들을 보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조선업이 위기에 빠진 것은 경영 상의 잘못된 의사 결정, 안일한 경영 관리, 정부의 산업/기업 리스크 관리 부재, 장기적 산업 전망 부재 등 이것저것 뒤섞인 것이다. 솔직히 경험이 없지만 고부가가치 영역(해양플랜트)으..

구한말 조선 어머니의 모습

원고 쓸 일이 있어 아침부터 책상 앞을 떠나지 못한다. 몇 개의 관련 기사와 책들을 이리저리 펼쳐놓고 있다, 잠시 쉬어가는 겸, 쓸 원고와는 아무 관련없는 책을 펼쳐 읽는다. 에밀 부르다레의 '대한제국 최후의 숨결'. 그리고 그 속에서의 문장들. 조선에서 소녀와 숙녀를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 적령기가 되면 계집 아이는 곧 결혼하기 때문이다. 이미 말했다시피 총각은 결혼할 때까지, 즉 열다섯에서 서른 살까지 어른으로 보지 않고, 매사에 논의 대상이 될 수도 없다. 그들은 혼인할 때까지 등 뒤로 머리를 땋고 다닌다. 망사 말총 모자[갓]는 결혼하고서 상투를 틀 때나 쓰게 된다. 조선 부인의 경우 만약 그녀가 지적이고 남편이 방탕하지 않다면, 가정에서 상당한 권위를 누리며 종종 남편보다 더 강인한 모습을 보이..

145년 만의 귀환, 외규장각 의궤 - 국립중앙박물관

145년 만의 귀환, 외규장각 의궤 2011.7.9 - 9. 19, 국립중앙박물관 의궤란 ‘의식(儀式)의 궤범(軌範)’이란 말로 ‘의식의 모범이 되는 책’이란 뜻이다. 왕실과 국가에서 의식과 행사를 개최한 후 준비, 실행 및 마무리까지의 전 과정을 보고서 형식으로 기록한 것이다. 의궤는 철저한 기록 정신의 산물로서 예禮를 숭상하는 유교 문화권의 핵심 요소가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조선 시대 국가의 통치 철학 및 운영체계를 알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 의궤는 왕의 열람을 위해 제작한 어람용(御覽用)과 여러 곳에 나누어 보관하기 위한 분상용(分上用)으로 구분되어 5~9부 내외가 제작되었다. 통상 어람용은 1부를 제작하는데, 외규장각에 있던 의궤는 대부분 어람용이라는 데 그 중요성이 크다. 어람용을 분상용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