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5

이미 시작된 전쟁, 이철

이미 시작된 전쟁 이철(지음), 페이지2 가끔 한국에서의 전문가 집단이 있는가 의아스러울 때가 있는데, 이런 책을 읽을 때이다. 러셀 저코비가 을 통해 미국 사회에서의 지식인이 사라진 현상을 분석했듯이, 한국도 별반 달라 보이지 않다. 실은 대중들이 학교 선생이나 대학 교수들에게 기대하는 면이 있다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전문적인 지식과 식견으로 끊임없이 변하는 세계와 앞으로 닥칠 세계에 대한 이해와 대비일 것이다. 하지만 러셀 저코비가 프레드릭 제임슨을 비난하듯이 한국 대학 교수들 대부분은 학술지에만 글을 기고할 뿐, 대학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러셀 저코비는 프레드릭 제임슨의 저서들은 학자들 사이에선 유명할 지 모르나, 일반 대중, 또는 인문학 전공으로 정상적으로 대학을 졸업한 이들조차 읽기 힘들고 심..

연결된 위기, 백승욱

연결된 위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한반도 위기까지, 얄타체제의 해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백승욱(지음), 생각의 힘 가끔 전국의 대학에 인문학 교수들이 그토록 많다는 것이 가끔은 너무 신기하다. 왜냐면 내가 읽거나 읽으려고 기록해두는 인문학 책들 중에 국내 대학의 교수가 쓴 책은 정말 보기 드물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수십 년부터 이야기되던 인문학의 위기는 실은 인문학의 위기가 아니라 인문학 교수의 위기라는 점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대학의 인문학 교수들은 좀 반성해라) 중앙대 사회학과 백승욱 교수의 글은 종종 여러 지면에 읽은 바 있다. 꾸준히 읽는 저널이 없음에도 그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일반 대중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하고 있는 인문학자라 할 수 있다(그런가?). 이 책 는 최근의..

자본의 무의식

남북한 밖에 거주하는 한인 인구는 중국인, 유태인, 이태리인, 인도인 다음으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디아스포라 집단을 이루며 본국의 인구 대비 비율로는 이스라엘 다음으로 두번째이다. - 박현옥, , 185쪽(김택균 옮김, 천년의 상상) 캐나다 요크대학교 박현옥 교수의 책 을 읽으며 한국인 디아스포라, 그 기원과 역사, 의 숨겨진 의미, 만주 이주의 역사나 배상의 정치학 등에 대해 새롭게 알아가고 있다. 영정조 르네상스에서 바로 세도정치 체제의 전환, 개화개방과 쇄국을 오가던 구한말 위기, 한일 합방의 이후의 일제 식민지가 이어지듯, 어쩌면 이번 정권이 그러한 몰락의 시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함께 하면서 말이다. 거의 육백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의 중심 주제는 자본주의와 새로운 형태의 통일에 대한 연..

위급 재난 문자에 대한 단상

중국이 대내외적으로 상당한 위기 상태다.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국가 부채 규모는 미국 다음이며(통계에 잡히지 않는 지방정부 부채가 너무 많다), 내수 시장만으로 버텨내기에는 기존에 투자된 곳이 너무 많다. 이렇게 볼 때 대만침공은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겠다. 또한 중국 공산당의 기본적인 목표 중 하나가 '하나의 중국'이다. 대만은 언젠가는 중국으로 들어와야 될 곳이라고 확실하게 믿으며 그렇게 만들 것이다. 그러니 대만 침공을 하기 위한 전제 조건들 중 하나가 바로 주한미군을 묶어두기 위한 한반도의 긴장 조성이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한반도 긴장 조성을 통해 얻어낼 것이 있다면 환영일 것이다. 솔직히 그들도 전쟁을 일으켜 막대한 피해를 입고 결국 패배하는 모습을 보기는 싫겠지만, 적절한 군사적 긴장..

예정된 전쟁, 그레이엄 앨리슨

예정된 전쟁 Destined for War - Can America and China Escape Thucydides's Trap? 그레이엄 앨리슨Graham Allison(지음), 정혜윤(옮김), 세종, 2018년 "전쟁이 필연적이었던 것은 아테네의 부상과 그에 따라 스파르타에 스며든 두려움 때문이었다." - 투키디데스 인간사를 다루는 철학자, 법학자, 사회과학자들을 내내 괴롭혀온 주범은 바로 그 원인의 복잡성이다. (15쪽) 이 복잡성으로 인해 우리는 문제를 최대한 단순화시켜서 이를 분석하고 해결하고자 한다. 동시에 그것이 정답이 아닐 수 있음을 알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우리 앞을 가로막는 불확실성, 예측 불가능성, 우연성에 대한 두려움으로 스스로 몰락하고 말 것이다. 인류는 예측..

어느 2월의 화요일

월요일 출근길, 몸이 무거웠다. 미세먼지로 가득찬 일요일을 보내고 난 다음날 아침, 일어나기 조차 힘들었다. 약 두 시간 정도의 운전, 약 삼심분 정도의 대기 시간 끝에 만난 도너츠 위의 말똥, 기름지고 맛있었으나, 살짝 비린내가 올라왔던 방어회, 소주 반 병, ... 일요일 저녁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왜 월요일 아침 피곤한 것일까. 소주 반 병 탓일까, 아니면 날 것들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했던 것일까. 월요일 오전 회의 하나를 끝내고 휴가를 내어 바로 집에 들어와 누웠다. 계속 누워있었다. 잠이 오지 않았지만, 누워있었다. 그리고 계속 누워있으면 허리가 아프다. 계속 누워있을 수도 없다. (운동을 해야 하는데, 코로나 이후 가끔 가던 피트니스 센터도 끊은 상태라...) 잠은 오지 않고 딴 생..

시그널Signals, 피파 맘그렌

시그널 Signals 피파 맘그렌Pippa Malmgren(지음), 조성숙(옮김), 한빛비즈 가끔 아마존에 들어가 서평을 읽곤 한다. 대단한 찬사를 받은 책이 너무 형편없거나 또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매우 흥미롭게 읽은 책일 경우에 해당한다. 피파 맘그렌의 은 최근에 읽은 책들 중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터라, 일반 독자들의 의견이 궁금했다. 대체로 높은 평점을 주고 있지만, 매우 낮은 평점을 주기로 했다. 이 책 은 'How Everyday Signs Can Help Us Navigate the World's Turbulent Economy'라는 부제가 붙어있다(번역서에서는 '일상의 신호가 알려주는 격변의 세계 경제 항해법'). 하지만 알라딘 리뷰에 실린 것처럼 '정치이야기가 대부분'이라는 생각일 들..

중앙의 정책, 지방의 대책

1.그래서 물어봤다. 중국에선 그런 권위주의에 저항하느냐고. 그는 '상유정책(上有政策) 하유대책(下有對策)'을 아느냐고 되물었다. 정부엔 정책이 있지만, 민간은 빠져나갈 대책을 세운다는 말이란다. 우한 봉쇄 전에 시민 절반이 타지로 빠져나간 것처럼 저항보다 살 궁리를 먼저 하는 게 '중국인의 방식'이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코로나19는 우한을 넘어 중국 전역과 전 세계에 널리 전파되었다. - , 양선희 - 선데이칼럼, 중앙선데이, 2020년 2월29일 2.중앙일보와 중앙선데이를 받아보다가 몇 달 전 끊었다. 지난 촛불 정국 때부터 받아보기 시작했다가 최근 끊은 것이다. JTBC의 활약이라든가 읽을거리가 풍부한 중앙선데이로 인해 중앙일보까지 받아본 것이다. 아파트까지 찾아온 신문영업 아저씨의 영업술 - 1년..

글로벌리티, 해럴드 L. 서킨 외

글로벌리티 Globality 해럴드 L. 서킨, 제임스 W. 해머링, 아린담 K. 바타차르야(지음), 김광수(옮김), 위즈덤하우스, 2010 비용격차를 규명하라인력을 양성하라시장 깊숙이 파고 들라조직을 최적화하라크게 생각하고, 재빨리 행동하고, 밖으로 나아가라민첩하게 혁신하라다수성을 포용하라 이 책에 강조하는 주제이자, 목차이다. 그리고 이 주제를 중국, 인도, 태국, 멕시코, 브라질 등 국가에서 급 성장한 여러 기업들을 통해 강조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하는지를 서술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다양한 기업 사례를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읽기 부담없다. 다만 2009년에 번역 출간된 책이라, 지금 읽기에는 다소 철 지난 느낌이 없지 않다. 지금은 이름만 남은 노키아도 사례로 등장하고..

리더가 사라진 세계, 이언 브레머

리더가 사라진 세계 Every Nation For Itself이언 브레머(지음), 박세연(옮김), 다산북스 Ian Bremmer 바로 이것이 G제로의 도전 과제다. 충돌을 사전에 예방하고, 세계 경제를 발전시키고, 지구의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장기적인 협약과 투자 정책을 실행에 옮기고,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공공 건강에 대한 위협에 대처하고, 다양한 위기들을 슬기롭게 넘겨야 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기꺼이 총대를 메고 타협안을 강제할 능력과 의지를 지닌 리더가 필요하다. 분명한 사실은, 오늘날 많은 국가들이 국제적인 공동체들의 움직임을 ‘막을’ 수 있는 힘은 충분히 확보하고 있지만, 그 누구도 현재의 상황을 ‘개선’해나갈 정치적, 경제적 힘은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 누구도 운전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