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에 박힌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딱딱하고 무거운 책을 끝까지 읽기도, 힘겹게 다 읽는다고 하더라도, 과연 제대로 읽었는지, 다른 이들은 혹시 다르게 받아들이는 건 아닐까 아리송할 때가 많다. 이것이 독서 모임 ‘빡센’을 시작하게 된 이유다. 첫 책으로 강유원의 ‘책과 세계’(살림)를 선정했다. 책은 얇다. 두 번째 책으로 선정된 야마모토 요시타카의 ‘16세기 문화혁명’(동아시아)가 무려 90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인데 비해, 첫 번째 책은 두 번째 책의 1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얇고 가볍다고 하여 읽기 만만한 책은 절대 아니다. 도리어 무겁고 두 세 번에 걸쳐 완독해야 할 책에 가깝다. 모인 이들은 책을 즐겨 읽으나, 독서 모임에 경험 있는 이들이 아니었다. 나 또한 독서 모임에 익숙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