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 2

'책과 세계'(강유원) - 독서모임'빡센' 1차 모임.

틀에 박힌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딱딱하고 무거운 책을 끝까지 읽기도, 힘겹게 다 읽는다고 하더라도, 과연 제대로 읽었는지, 다른 이들은 혹시 다르게 받아들이는 건 아닐까 아리송할 때가 많다. 이것이 독서 모임 ‘빡센’을 시작하게 된 이유다. 첫 책으로 강유원의 ‘책과 세계’(살림)를 선정했다. 책은 얇다. 두 번째 책으로 선정된 야마모토 요시타카의 ‘16세기 문화혁명’(동아시아)가 무려 90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인데 비해, 첫 번째 책은 두 번째 책의 1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얇고 가볍다고 하여 읽기 만만한 책은 절대 아니다. 도리어 무겁고 두 세 번에 걸쳐 완독해야 할 책에 가깝다. 모인 이들은 책을 즐겨 읽으나, 독서 모임에 경험 있는 이들이 아니었다. 나 또한 독서 모임에 익숙하..

<드가, 춤, 데생>, 폴 발레리

, 폴 발레리(지음), 김현(옮김), 열화당 1. "나는 그림보다 더 지성적인 예술을 알지 못한다." - 90쪽 이 한 문장으로 발레리-그의 '드가'와 함께-는 '고전주의'를 그의 독자들에게 알린다. 그래서 자신의 지성을 연마한 이들에게만 (발레리의) 드가는 보이게 될 것이다. 이 '참혹스러운' 진실은 '현대 예술가들이 왜 자신의 지성을 버리고 감각에 의존하는가'라는 의문에 대한 지름길이다. "우리들의 사고는 순수하게 논리적인 형태를 취할 때, 생명의 참된 본성을, 진화 운동의 깊은 의미를 표상할 수 없는 것은 아닐까. ...... 이것을 가능하다고 하는 것은, 부분은 전체와 비등하다든가, 결과는 원인을 자기 속에 그대로 흡수할 수 있다든가, 해변에 버려진 자갈은 그것을 밀어올린 파도의 모습을 그려내고 ..